매일신문

"주민에 불친절하면 퇴출돼요"

청도군청 직원들은 매일 아침 특별한 친절교육을 몸에 익힌다.업무 시작하기 10분전. 경쾌한 음악이 나오면 인사 연습에 나선다.

환영하는 마음으로 경례- 어서오십시오, 반가운 마음으로 경례-안녕하십니까….안내방송에 따라 인사말을 반복한다.

처음엔 서로 장난삼아 했지만 이젠 진지한 표정이다.

친절연습의 배경은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직원친절도 조사결과, 다소 부정적인 지적이 나오자 군수의 불호령이 떨어졌기 때문.

연초부터 시작한 인사연습은 이번 소싸움축제에서 상당한 효과를 봤다.

전국에서 찾아온 외지손님 안내에 불친절한 모습이 사라진 것.

공무원 불친절의 대명사이던 '전화받기'는 이젠 친절하고 상냥하게 변하고 민원처리의 속도가 빨라졌다.

공직자 친절화의 이면엔 '이젠 불친절하면 퇴출당한다'는 위기의식이 깔려있다. 실제로 도내 대부분의 시군에서는 민원실마다 불친절한 공무원을 고발하는 '옐로카드'와 친절한 공무원을 선발하는 '그린카드제도'를 동시에 실시하고 있다.

친절한 공무원에겐 이달의 친절왕을 선발하여 진급대상자 평가에서 가산점을 주는 등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옐로카드 대상자는 구조조정시 퇴출대상자에 포함시킨다. 최근엔 민원봉사실의 백정희(지방지적주사보)씨와 이정운.김영애씨 등이 친절왕으로 선발됐다.

청도경찰서도 지난달부터 '친절한 경찰로 거듭나기'특별 교양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정의욱 서장은 '술취한 사람과는 이렇게 대화 합시다'란 책자를 펴내고 전직원을 대상으로 강의를 했다.

또 경찰 순찰차를 119 구급차나 병원 응급차처럼 주민들이 언제나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본서와 읍.면 파출소의 순찰차 앞뒤에 '급한 용무가 있으신 분은 언제든지 태워 드립니다'란 스티커를 붙이고 순찰에 나서고 있다.

교통편의와 교통사고, 범죄 예방에 목적이 있다.

주민들에겐 아직 경찰이 낯설어 이용실적은 미미하지만 겁나는 경찰에서 다정한 경찰상으로 바뀌고 있는 중.

청도경찰서 홈페이지에도 "정말 경찰차를 태워줘요?"란 문의가 올라오고 있다. 주민 박순태(53.청도읍)씨는 "농촌 주민들은 지금까지 경찰순찰차는 잘 태워주지도 않을뿐더러 범인 호송용으로 인식해 타기를 꺼려왔으나 이번 운동이 경찰과 친숙해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청도.이홍섭기자 hslee@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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