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념관 건립 국내외 사례

◈고흐 3개월 묵은 다락방도 관광명소

세계 각 도시들의 향토가 낳은 문화.예술인들의 기념관을 건립하는 이유는 두가지이다. 기념관을 찾아 문화예술의 향기를 남긴 유명인사들의 흔적을 만나면서 인생의 참 의미를 깨닫고, 지역에 사는 사람들은 자부심을 키워간다. 덧붙여서 각 지역들은 굴뚝산업과는 예술인 기념 이벤트를 통해서 부를 창출하기도 한다.

문화예술인들이 묻혀있는 무덤도 좋은 영감을 떠오르게 하는 곳이기는 하지만 정착 문화예술인들의 체취가 묻혀있는 생가보다는 권할만하지 않다.

파리에서 한시간 거리인 오벨리아쥬의 고흐 생가 '메종 드 고흐'. 고흐가 자살하기 전 3개월쯤 기거한 다락방 여인숙은 그모습 그대로 고흐기념관이 돼있다. 천장이 낮아서 제대로 서지도 못해 관광객들은 구부리고 서야하며, 창문조차 없던 고흐기념관에서 천재화가 고흐의 고뇌와 슬픈 인생을 떠올린다. 작품을 세울만한 공간의 여유도 없어서 야외에서 작품을 그렸던 곳도 관광명소가 돼있으며, 오벨리아쥬 전체가 단 3개월을 머물다간 고흐를 팔아먹고 산다. 오벨리아쥬는 산업을 중요시하지 않으며, 고흐관련 유적은 하나도 뜯어고치거나 새롭게 하지 않는다. 문화예술인들이 살아숨쉬던 그 흔적 그대로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일본 나가사키에 있는 나가이 다카시 기념관은 크기가 1평반이다. 자신이 원폭 피해자이면서도 세상 평화를 추구했던 나가이 다카시('묵주알'의 저자)는 기념관은 다다미 한칸 크기에 불과하다.

전라도 유달산의 박화성기념관이나 영랑생가는 지역민이나 행정, 유족들이 합심해서 서로 부족한 것들을 보완해서 완성을 보았지만 대구는 그렇지 못하다. 상화기념관 건립문제조차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물론 상화시인외에도 대구가 낳은 고월 이장희, 빙허 현진건, 음악가 박태준, 현제명, 미술가 이인성, 서예가 죽농 등 어느누구의 기념관도 건립하지 못하고 있다. 문화교육도시로서의 대구, 이제부터 보듬어나가야할 때다.

최미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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