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안동수 법무장관의 21일 취임식에 앞서 준비한 취임사 문건에 '대통령에 대한 충성'과 '정권재창출을 위한 노력'등이 담겨 있어 파문이 일고 있다.
안 장관의 변호사 사무실 여직원이 이날 오후 법조기자실의 요청에 따라 '장관의 취임사 초고'라며 서울지검 기자실로 보낸 이 문건에는 "개인은 물론이고 가문의 영광인 중책을 맡겨주고 여러가지 경력이 부족한 나를 파격적으로 발탁해주신 대통령님의 태산과 같은 성은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돼 있다.
제목없이 A4 용지 2장으로 된 이 문건은 특히 "성공한 위대한 대통령님과 성공한 국민의 정부만이 정권을 재창출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정권 재창출을 위한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는 구절을 담고 있다.
이 문건은 또 "중요한 집권 후반기에 대통령님의 통치철학에 따라 대통령님께 목숨을 바칠 각오로 충성을 다하겠다"며 "그렇게 하는 것이 또한 국가를 위하는 길이라고 확신한다"는 대통령에 대한 '충성서약'이 담겨 있으며 둘째장에는 '인권옹호철저, '국민의 신뢰회복', '법질서 회복' 등에 대한 안 장관의 구상이 항목별로 정리돼 있다.
안 장관은 그러나 이날 오후 5시30분에 진행된 취임식에서는 이 문건의 내용대로 연설하지 않고, "인권 옹호기관으로서 검찰의 책무를 철저히 이행하고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노력하는 한편 법무행정 처리에 있어 국익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하겠다"는 등 법무행정에 대한 일반적인 소신만을 피력했다.
이에 대해 안 장관측은 "문제의 문건은 안동수 법률사무소 소속 이경택 변호사가 신임 장관의 말씀자료 초안작성을 돕는다는 의도로 만든 것으로, 여직원이 취임사로 착각, 서울 지검 기자실의 요청에 따라 기자실에 보낸 것으로 안 장관은 이 문건을 본적도 없다"고 해명했다.
문제의 문건을 작성했다는 이경택 변호사도 "21일 오후 3시께 안 장관이 취임사를 준비해 보라고 해 취임사 초고용으로 써서 여직원에게 넘긴 것"이라며 "문건의 내용도 안 장관의 견해와 다르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지구당 사무실 여직원은 『오후 1시30분쯤 장관님이 10분쯤 직접 작성하다 서둘러 청와대로 가셨고, 컴퓨터를 보니 그대로 남아 있어서 프린트해서 기자실로 보낸 것』이라고 말했다.
또 문건을 대신 작성했다는 이 변호사는 「이 변호사가 썼다면 내용을 말해보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뭐 인권옹호 하고…』 『정권 재창출 때문에 그러는 모양인데…』라며 잠시 머뭇거리다 자세한 내용은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법무부는 저녁 9시 공식 해명서를 내고 『이 문건은 안 장관의 법률사무소 소속 변호사가 신임 장관의 말씀 자료 초안작성을 돕는다는 의도로 만든 것을 변호사실 여직원이 취임사로 착각하여 기자들에게 보낸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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