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아기가 체했어요-위장 배출기능 떨어졌을때 발생

아이가 배가 아프다고 하면서, 토하고, 잘 먹지 않고, 손발이 차면 흔히 '체했다'고 한다. '체했다'는 표현은 민방이나 한의학에서 사용해 왔다. '체했다' 즉 '체증이 있다'는 말은 한의학적으로 식욕이 없는데 식사를 하는 경우, 과식으로 위장의 배출 기능이 떨어져 음식물이 위장내에 정체해 소화불량이 되는 경우를 말한다. 가슴이 답답하고 막힌 듯한, 꽉 찬 듯한 느낌이 들고 식욕이 떨어지며 설사 변비 등의 증상이 나타날 때를 일컫는다고 한다.

그러나 현대의학에는 '체했다'는 병은 없다. '체했다'고 했을 때의 나타나는 증상의 원인은 크게 위장관 계통에 염증이나 운동장애가 발생했거나, 위장관의 부분 또는 완전 패색이 있는 경우로 나눠볼 수 있다.

소아의 급.만성 위장관 증세의 원인이 여러가지다. 음식물이나 약물이 원인일 수 있으며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등에 의한 소화불양, 궤양도 포함된다. 또 장중첩증, 맹장염 등 수술을 필요로 하는 외과적 질환이 있을 때도 비슷한 증상이 나타난다.

뿐만이 아니다. 중이염, 요로 감염, 폐렴 등의 병이 있어도 '체했다'고 할 때의 여러가지 증상이 나타난다. 위장관 증세가 있는 경우도 많다. '체했다'는 것은 이런 여러가지 병을 구분하지 못했던 과거에 사용하던 병명이다. 현대의학에서 보면 '아이가 아프다, 몸에 이상이 있다'는 이상의 의미를 갖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도 부모들이 "아이가 체한 것 같다"고 해도 대부분 소아과 의사들은 잘못된 표현이라고 지적하지 않는다. 짧을 수밖에 없는 진료시간에 '체했다'는 말의 의미를 이해하고 이를 의학적으로 다시 설명해 주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아이의 손발이 차면 손발을 따러 가는 사람이 많다. 바늘로 손발을 따면 검은 피가 나오는데 이것은 몸에 이상이 있다는 신호가 아니다. 손발을 따면 정맥피가 나오고 색이 검붉은 것은 당연하다.

아이의 몸에 이상이 있으면 함부로 따지 말고 먼저 열을 재고, 해열제를 먹여 열을 내려줘야 한다. 열이 있으면 평소보다 충분한 수분을 공급해 주고, 토한다고 해서 무작정 굶길 것이 아니라 소량이라도 자주 음식물을 먹이는 것이 좋다.

아이가 '체했다'고 생각이 되면 함부로 따지 말고 소아과를 방문해야 한다. 또 소아과 의사가 중이염이나 폐렴, 요로감염, 급성 위장염, 장충첩증 등으로 진단했을 때 의사가 오진했다고 생각하지 말고 의사의 지시를 꼭 따라야 한다.

요즘 젊은 엄마들도 '체했다'는 말을 흔히 듣고 자랐고 부모의 등에 엎혀 여기저기 따러 다닌 경험을 가진 사람이 많다. 그래서 그런지 의사의 지시를 무시하고 병원 치료를 받으면서 아이를 엎고 따러 다니는 사람들도 있다. '체했다'는 병은 없다. 따는 것은 결코 아픈 아이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종균기자 healthcare@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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