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국서도 라쿠 발전 가능성

◈초대석-국제 라쿠심포지엄 개막연설 리처드 허쉬

서양인이 매일 흙을 만지고 도예 작업을 한다면 좀 어색한 일일까. 라쿠(낮은 온도에서 구운 도자기)분야에서는 오히려 한국 도예가들이 미국인들에게 많이 배워야 할 상황이다.

22일 청도 비슬문화촌에서 열리고 있는 '국제 라쿠 심포지움 코리아 2001'의 개막연설을 한 리처드 허쉬(미국 RIT대학 도예과)교수는 세계적인 도예가다.

그는 "미국에서는 라쿠가 60, 70년대 히피와 반전(反戰)문화라는 사회분위기 속에 자유와 예술적 개성을 명확하게 표현할 수 있다는 장점때문에 급속하게 확산됐으며, 그 저변층도 두텁다"고 말했다. 오랜 작업 시간이 필요한 우리 전통 도자기와는 달리, 라쿠는 1천℃이하의 낮은 온도에서 소성(燒成)시켜 몇시간내에 작업결과를 알 수 있는 특성상 지극히 '미국적'인지 모른다.

"라쿠가 비록 400년전 일본에서 시작되고 발전된 장르지만, 미국 등 구미에서는 독창적인 제작방식과 표현양식을 사용, 일본과는 뚜렷한 차별성을 갖고 있습니다".

또 허쉬 교수는 "80년대 후반 이후 미국은 물론이고 전세계적으로 라쿠 열기가 가라앉는 등 침체기에 빠져 있다"면서도 "이를 다시 활성화시키기 위해선 도예가들의 노력이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 라쿠에 대한 지식이 별로 없지만, 한국 도예가의 몇몇 작품을 보면서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함을 느꼈다"면서 "이번 심포지움을 통해 미국, 일본의 선진기술을 수용해 한국 라쿠가 발전을 이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박병선기자 lal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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