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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수기.중장비 동원 물흐름 바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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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되는 가뭄으로 하천은 바닥을 드러내고 관에서는 천재지변이라며 발만 동동 굴렀다. 차기 선거의 표를 의식한 자치단체장과 도.군의원들은 농민들이 들어라고 큰 목소리로 애꿎은 공무원들만 야단쳤다.

그러나, 모두가 손을 놓고 있는 것만은 아니었다. 모내기는 엄두도 못내던 영양군 입암면 흥구지구. 농업기반공사 청송지부 권구오 지부장이 웃통을 벗고 나섰다. 수계가 전혀 다른 반변천과 석보면 화매천의 지형지세를 이용키로 머리를 튼 것.화매저수지 물을 화매천을 통해 13km나 떨어진 반변천으로 방류, 대형 양수기로 몇 단계 양수를 거쳐 흥구양수장까지 역류시키자는 것이었다. 농기공 직원 40명에게는 각자가 맡을 역할이 분배됐다. 영덕까지 가 175마력짜리 대형 양수기와 중장비를 사 왔다. 도수로 만들 비닐이 없자 상주에까지 SOS를 쳤다. 투입된 돈은 600만원.

작전은 밤 10시쯤에야 시작됐다. 굴착기 3대도 동원됐다. 작전 시간은 무려 33시간. 이틀 뒤 새벽에 드디어 흥구들로 물이 쏟아져 들어왔다. 침을 삼키며 긴장해 있던 농민 80명이 박수를 치며 환호성을 올렸다. 군수, 농기공 정호언 경북지사장이 현지까지 뛰어 와 헌신한 직원들의 등을 두들겼다. 몽리민 대표 정재혁(47)씨는 "생각도 못할 일을 해 내다니…" 하며 감사해 했다.

마땅히 할 일이었다던 권 지부장은 긴장이 풀려 갑작스레 피로가 몰린 탓인지, 양수장에서 곧바로 잠을 청했다. 지난달 27일 새벽까지 이어졌던 이 헌신적인 통수 작전이 지금 경북 북부지역 농민들을 감동시키고 있다.

청송.김경돈기자 kdo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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