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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시, 바로 알자-심층면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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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입시에서 일부 대학이 심층면접을 도입, 많은 수험생들을 당혹하게 만들었다. 극소수만이 이를 미리 알고 준비했을 뿐, 나머지는 충격·당황 속에 면접을 치를 수밖에 없었다.

◇지난 입시때 사례="안내자가 면접 시험 형식에 대해 말하는 순간 강당은 웅성거렸다. 수학 문제와 물리 문제를 두번에 나눠서 푼다고 했는데, 시사 문제나 자기가 읽은 책 등을 준비한 학생들로서는 황당했기 때문일 것이다.

조교를 따라 방으로 가니 A4 크기의 문제지를 내줬다. 10분 동안 문제를 읽고 파악한 뒤 면접시험장으로 갔다. 수학 3문제를 풀어가면서 교수님들께 설명했다. 10분만에 끝내기엔 짧아 애를 먹었다.

다시 원래 방으로 가 영어로 된 물리 문제를 받았다. 마찬가지로 10분 동안 들여다본 뒤 10분만에 풀었다. 중간중간 나오는 교수님들의 O.K 소리를 들으며 합격을 확신할 수 있었다". 서울대 기계항공학부 합격자 김희강(춘천고 출신)군의 수기이다.

김군의 경우는 지난 입시생 가운데 최선의 사례였다. 그는 심층면접이 있을 것임을 미리 알고 대비했던 경우. 그러나 대다수 학생들은 예상 못한 면접 방식에 당황해 제 실력을 발휘하기는 커녕 진땀만 흘리다 나왔다며 허탈해 했다.

◇상위권대 대다수 도입=내년 입시에서는 이같은 심층면접이 일반화될 전망이다. 이것은 문제를 내주고 풀게 하는 지필형 면접. 대학들은 응시생들의 수학 능력을 판단하고 변별력을 확보하기 위해 불가피한 방식이라고 항변하지만, 이는 분명히 본고사의 변형이다.

그렇지만 본고사는 절대 안된다던 교육부도 심층면접에 대해서만은 꿀먹은 벙어리이다. 내년 입시에서 상위권 대학 대다수가 심층면접을 도입하는 것도 이런 분위기 때문이다.

수시모집에서부터 일부 대학에선 심층면접이 당락을 좌우할 정도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연세대(서울) 경우 1, 2학기 수시모집에서 학생부 70%, 면접 30%를 반영한다. 연세대는 학생부 평어를 반영하므로 응시생 대부분에서 별다른 성적 차이가 나지 않는다. 결국 면접에서 결정되는 셈.

서울대는 수시모집 1단계에서 학생부(교과 50%, 비교과 50%)로 2배수를 뽑은 뒤 2단계에서는 면접·구술고사만으로 합격자를 결정한다.

수시모집에서 정원의 70%를 뽑는 포항공대는 학생부 30%, 추천서 및 자기소개서 30% 외에 면접 구술고사를 40% 반영한다. 포항공대는 면접 구술고사를 수학(60%)과 과학 1과목(40%)에 대한 문제 풀이 방식으로 치르겠다고 이미 밝혔다.

정시모집 때도 심층면접의 중요성은 마찬가지. 서울대는 1단계에서 수능 등급과 학생부 비교과 영역을 잣대 삼아 2배수 이내를 선발한 뒤, 2단계에서는 학생부 교과(50~60%), 비교과(25%) 외에 면접 및 구술고사를 15~25% 반영키로 했다. 자연과학 및 응용과학 계열 경우엔 지필형 면접이 확실시된다.

◇어떻게 대비할까?=상위권 수험생들은 기말시험이 끝나면 여름방학 동안 깊이 있게 심층면접에 대비해야 한다고 입시 전문가들은 충고했다.

서울 지역 특수목적고와 강남 유명 고교 학생들은 이미 특별수업이나 학원과외 등을 통해 대학 전공교양 수준의 수학·과학 과목을 공부하고 있으며, 영어 역시 수능시험보다 훨씬 높은 수준으로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문계 학생들도 시사적인 문제를 폭넓게 접하며 자체적으로 토론하고 가상 면접까지 이미 하고 있다는 것. 이에 비하면 지방 수험생들의 심층면접 대비는 아직 걸음마 수준이다.

그러나 지나치게 어렵게 공부할 필요는 없다고 대학 관계자들은 조언했다. 전공 공부를 제대로 수행할 수 있느냐에 초점을 맞추기 때문에, 고교 과정의 원리를 중심으로 이해의 넓이와 깊이를 쌓아가면 된다는 것이다. 2학기 수시모집에 대비해 심층면접을 준비하는 것은 좋지만 자칫 수능시험 준비가 소홀해질 수 있으므로 적절한 시간 안배가 필요하다.

중·하위권 수험생들은 심층면접을 그리 걱정하지 않아도 좋을 듯하다. 중·하위권 대학의 면접은 대부분 인성, 전공 관련 교양·시사 문제 등에 대해 상식 수준에서 치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무리 면접에서 당락이 엇갈리는 경우가 많잖다 해도 일정 수준의 준비는 필요하다. 2학기 수시모집 전, 수능시험 후 대비하면 될 것으로 보인다.

김재경기자 kj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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