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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obal Prism-사형제 폐지 국제총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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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부터 23일까지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서 열린 사형제 폐지를 위한 국제총회에서는 미국과 유럽간 사형제도를 둘러싸고 치열한 문화적 논쟁이 벌어졌다 .유럽의회의 지원으로 열린 이 총회에서 세계 110개국과 비정부기구(NGO) 대표들은 미국이 서구 민주국가 중 유일하게 사형제도를 채택하고 있어 다른 많은 국가들의 사형제도를 정당화시켜 주고 있다고 비난했다.

사형제 폐지운동단체인 핸즈 오프 케인(Hands Off Cain)은 작년 사형집행으로 목숨을 잃은 사람이 중국에서 1천100명, 이라크에서 400명, 이란 153명, 사우디아라비아 121명에 이어 미국이 85명으로 5위를 차지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정작 스트라스부르 총회에선 중국보다 미국이 비난의 표적이 됐다. 지난 11일 오클라호마 연방청사 폭파범 티모시 멕베이와 19일 살인범 후안 라울 가르사에 대한 연방정부 차원의 사형을 38년만에 집행한 게 이유였다.

사형제도에 관한 한 유럽은 미국에 강경한 셈. 어쩌면 텍사스 주지사 5년 재임기간동안 152명을 사형집행한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에 대한 반감이 더 크기 때문일 수도 있다.

발터 슈빔머 유럽의회 사무총장은 "사형제도가 범죄예방을 위한 효과적인 수단이 됐다면 미국은 벌써 범죄없는 나라가 됐을 것"이라고 비꼬았다. 반면 부시 대통령은 "사형제는 미국에서 특정범죄가 용납될 수 없음을 보여주는 것" 이라며 사형제도에 대한 확고한 신념(?)을 피력하기도 했다.

그러나 국제사면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지난 1973년 이래 전 세계에서 90명의 사형수들이 유죄혐의를 벗었다. 흉악범의 인권보호란 있을 수 없다는 주장도 그 죄인 중 상당수가 무죄일 가능성에 대해서는 대책이 없다. 미국에서도 1999년과 2000년 각각 98명과 85명의 사형수가 처형되는 기록속에서도 사형수 사건을 정밀 재조사한 결과 35명의 사형 대기수가 무죄로 풀려났다. 이중 일부는 사법부의 실수로 잘못된 판결이 내려진 경우였으며 일부는 법의학의 발달로 무죄를 입증할 수 있는 새로운 증거가 나온 덕분이었다. 결국 '인권 선진국' 미국에서도 억울한 죽음을 당한 사형수가 존재했고 앞으로도 있을 수 있다는 개연성이 증명된 셈이다.

이러한 '억울한 사형수의 죽음'에 대해 말 잘하는(?) 부시 대통령은 어떤 답변을 할지 못내 궁금하다.

박운석 기자 stoneax@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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