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도입, 문제제기 돋보이나 본론전개 미흡
86차 매일논술은 '신지식인'이니 '과학 제일주의'니 하면서 물질적 성과를 지나치게 강조하는 사회풍조에 대해 비판적으로 바라보면서 물질적 측면과 정신적 측면에 대해 균형 잡힌 시각을 갖도록 하기 위한 문제였다. 이러한 문제는 대학입시의 심층면접에서 부딪히게 될 일반 교양에 대한 소양 평가 항목과도 관계될 수 있다. 인간의 정신과 감성이 과학 기술을 발전시킬 수는 있지만 과학 기술이 인간의 정신을 발전시키지는 못한다. 따라서 어떤 것이 본질적인지를 먼저 밝혀 논지 전개의 바탕을 글의 시작으로 삼으면 좋겠다. 그런 다음, 우리의 현실을 진단함으로써 논점들을 제시한다. 현재 우리 사회의 상태를 진단할 때는 다양한 예시를 들어 다양한 논점을 확보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만 요구 분량을 쉽게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이제 제시된 논점들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밝히면 논술문은 완성된다. 논술 쓰기를 어려워하는 사람일수록 논술 쓰기를 너무 거창하게 생각하지 말고 '논제 파악-논제 해명-주장 제시'로 그 과정을 간단하게 생각하라.
이번 응모작들을 분석해 보면서, 제시문의 내용이 조금만 어려워지면 그것을 분석하고 내용을 이해하는데 몹시 어려워한다는 점을 느꼈다. 이는 평소의 독서량과 논리적 사고훈련의 정도와 관계된다고 생각한다. 평소에 관심 분야를 정리한 다음 그와 관련되는 대상 목록을 선정하여 계획적으로 독서하여 체계적인 배경지식을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 잡다한 상식은 논리적 글을 펼치는데는 크게 도움이 되지 못한다.
지문을 어렵게 느꼈던 때문인지 이번 응모작들의 수준은 모두 고만고만했다. 그 중에서 논제에 맞게 논지 전개의 방향을 잡고 자신의 생각을 분명하게 드러내 보인 경신고 졸업생 김남욱군의 글을 우수작으로 선정하였다. 김군의 글은 특히 서론이 참 잘되었다. 화제 도입과 문제 제기가 적절하게 잘 되었으며, 논제 확인도 정확하게 잘하였다. 그런데 그에 비해 본론 전개는 몇 가지 점에서 미흡하다. 먼저 문단 쓰기에서 문단의 중심 내용을 눈에 띄게 제시하는 데 실패하였다. 즉, 본론 첫 문단에서는 과학기술의 가치 중립성에 대해 언급한 내용을 핵심문장으로 문단의 첫머리에 제시해야 했는데 그 문장이 문단의 가운데 위치하고 있다. 다음으로, 한 문단에서는 한 가지 생각만을 다루어야 한다. 그런데 본론 둘째 문단에서는 과학 기술을 다룰 정신적 힘, 지혜의 필요성 주장과 인간의 본질은 정신적 존재라는 주장을 같이 다루고 있다. 이는 두 문단으로 분리하여 다루어야 한다. 본론 셋째 문단을 설정하여 인간의 정신적 본질을 강조할 때 인문 사회 교육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결론으로 자연스럽게 귀결될 수 있다. 문단 간의 관계를 고려하여 논지를 단계적으로 전개할 때 글은 읽는 사람과 같이 사고하는 글이 되어 성공할 수 있다.
댓글 많은 뉴스
대통령실, 추미애 '대법원장 사퇴 요구'에 "원칙적 공감"
[단독] 국민의힘, '보수의 심장' 대구서 장외투쟁 첫 시작하나
장동혁 "尹 면회 신청했지만…구치소, 납득 못 할 이유로 불허"
李대통령 지지율 54.5%…'정치 혼란'에 1.5%p 하락
정동영 "'탈북민' 명칭변경 검토…어감 나빠 탈북민들도 싫어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