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사덕 의원 기고 '논란'

동아일보 김병관 명예회장의 부인 사망 사건에 잠시 숙연하던 여야가 16일 오후부터 이 문제마저 공방의 재료로 삼아 서로 치고받았다.

한나라당 홍사덕 의원은 16일 자신의 인터넷 홈페이지에 '국격(國格)을 위해'라는 글을 게재, 김 회장 부인의 별세에 대해 "투신 자살이 아니라 권력의 살인"이라며 "권력은 무엇을 얼마나 모질게 파헤치고 괴롭혔는지 그 행태와 목적을 밝히고 통회해야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권력은 같은 잣대와 행태로 자신이 닦달받았을 때 과연 스스로의 명예를 지킬 수 있는 지 대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이대로는 안된다. 사생결단할 일이 따로 있다. 이대로 가면 우리 사회가 해체되고 나라가 서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홍 의원은 언론에 대해서도 "언론사는 역사앞에 사과할 일을 사과함으로써 권력이 너그러움을 되찾도록 도와주자"고 말하고 "인신 구속부터 신중하게 재검토해야만 민주공화국이 유지되고 국격이 산다"고 주장했다.

반면 민주당 김현미 부대변인은 홍 의원의 글과 관련, 논평을 내고 "홍 의원은 '국격'을 말하기 앞서 국회부의장을 지낸 사람으로서 품격을 지켜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김 부대변인은 "할 말은 많으나 상중에 있는 언론사 사주의 문제와 관련된 것이어서 언급하지 않겠다"면서도 불쾌감을 감추지 못했다.

전용학 대변인도 이날 "어떤 경우라도 개인의 불행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것은 인륜을 벗어난 것"이라고 비판했다. 전 대변인은 확대간부회의 후 "우리당은 동아일보 김 회장이 불행한 일을 당한 데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하고 유족과 동아일보 관계자들에게 애도의 뜻을 표한다"고 밝혔다.

전 대변인은 그러나 한나라당과 이 총재에 대해선 "어떤 경우라도 개인의 불행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것은 인륜과 기본예의를 벗어난 것이며, 유족을 더욱 가슴아프게 할 뿐"이라고 말하고 "특히 '또 다른 비극, 또 다른 불행' 운운하는 대목에 대해선 국민과 정부를 이렇게 협박해도 되는 것인지 참으로 이해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특히 이 총재에 대해 전 대변인은 "유족의 억장이 무너지는 불행을 교묘히 악용, 국가 조세권을 흔들어서는 지도자 자격이 없다"고 맹비난했다.

박진홍기자 pjh@i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