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탈길 위로 어린이집이 있고강아지들이 호젓이 놀고 있는
그 집 마당에
맨드라미가 빨갛다
삼마치 고개를 넘어온
구름이
높이 떠 있는 마을
도시로 가는 길은
뻗어 있으나
차들이 사납게 달렸다
언덕 위 여자고등학교에도
멀리 김치 공장 위에도
노을이 빨갛다
이파리 없이 핀
붉은 우단 같은 맨드라미 꽃 속에
까만 씨앗들이 숨어져 있다
우단 같은 노을.....
無緣의 들판을 걸어가는
두 사람의 발자국이 있다
-김명수'우단 노을'
점묘가 완벽한 시이다. 7, 8월이면 맨드라미가 만발하는 계절이다. 한낮의 불볕 더위가 사그라드는 저녁 무렵이면 서녘 하늘이 노을로 붉게 물든다. 그 노을을 배경으로해서 소꼴 뜯기로 갔던 마을 뒷산을 내려 오면서 성장했다. 아, 그 때의 세상 풍경은 얼마나 아름답고 평화로웠던가. 이 시에도 그런 아름다운 물상과 평화로운 풍경이 느껴진다. 특히 무연(無緣)의 들판을 걸어가면서 인연을 만들어 가는 인간살이도 그 얼마나 애련한가. 김용락〈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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