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춘추-문화산업과 대구

21세기는 문화와 정보의 시대다. 전후 궁핍했던 우리는 70년대 산업화와 80년대 민주화, 서울올림픽을 계기로 국제화 등 급격한 사회변화를 경험했다. 그 결과 90년대 들어 보다 인간적인 삶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정신적으로 풍요롭고 여유있는 생활을 갈망하게 되었다.

영화라는 장르는 그런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문화의 최전방에 서 있다. 이러한 관심과 욕구가 커지면서 90년대 중후반 한국영화는 제2의 전성기를화려하게 열었다. '쉬리' 돌풍과 '공동경비구역 JSA'가 수백만명의 관객을 동원, 우리 영화의 새로운 역사를 작성하기에 이르렀다. 한국영화의 놀라운 흥행기록은 21세기 들어 영화산업이 고부가가치 산업이라는 인식의 확산과 맞아떨어지면서 이제 탄탄한 중흥기에 들어섰음을 예고하고 있다.

우리 영화의 산업화는 할리우드 메이저영화사들의 전유물로 인식되어온 '블록버스터화'에서 찾을 수 있다. 어느 정도 관객 동원력에 자신감을가진 우리 영화인들은 편당 제작비와 홍보비에 엄청난 예산을 투입했고, 100개가 넘는 스크린을 장악해 개봉하고 있다. 이같은 양적인 성장뿐만 아니라 질적으로도 작품성을 인정받아 우리 문화를 세계에 알리고 한국영화의 수출단가를 높이는데 크게 기여했다. 한국영화의 토양변화는 영화인뿐만 아니라일반인들의 영화에 대한 인식변화도 가져왔다. 인터넷 투자공모가 불과 수분만에 마감될 정도로 폭발적이고, 재능있는 영화인이 되기를 꿈꾸는 젊은이들도주위에서 많이 만날 수 있다. 또 부산과 전주, 부천 등 각 도시마다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영화제를 열고 있으며, 각 지방자치단체도 영화촬영장소제공 등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요즘 대구시민들의 축처진 어깨에서 사기저하를 느낄 수 있다. 그간 대구 경제를 주도해온 건설업의 붕괴와 섬유산업의 침체로 한결같이 살기어렵다는 표정이다. 시대가 변하면 산업구조도 바뀌어야 한다. 모두들 최첨단 산업을 유치하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는데 우리만 손놓고 있을 수는 없는일이다. 우리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영화가 산업으로서 대구 경제에 희망의 불씨를 지필 수 있도록 시민 모두가 관심을 갖고 함께 노력하면 어떨까.

씨네스카이극장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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