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이나 주지사로 있을 때보다 해비타트를 통해 가난한 사람들의 실정에 대해 더 많이 배웠습니다. 처음에는 나의 희생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실상은 내 인생에서 가장 큰 축복이 되었지요".
지난 5일 충남 아산의 호서대 대강당에서 열린 국제 해비타트의 '지미 카터 사랑의 집짓기' 개막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에 온 지미 카터(Jimmy Carter) 전 미국 대통령 부부를 보는 우리 국민들의 눈길은 착잡하다.
우리나라 무주택 서민 80가구에 집을 지어주기 위해 국제자원봉사단장 자격으로 온 전직 미국 대통령 부부의 흰 면바지와 운동화 차림을 보며 우리 전·현직 정치인들의 행보를 떠올릴 수밖에 없었기 때문일 것이다.
카터 전 대통령은 "권력과 부를 가진 사람들과 집조차 없는 가난한 사람들의 간격을 좁히기 위해 18년전 이 일을 시작했다"고 한다. 이같이 무주택 서민을 위해 목조가옥을 지어주는 국제 해비타트(Habitat for Humanity International) 운동의 설립자는 미국의 밀러드 풀러(Millard Fuller)이다.
법률가이자 성공한 사업가였던 풀러 부부에 의해 1976년 시작된 해비타트는 그동안 전세계 79개국에 11만5천가구 이상의 주택을 지어왔다. 지미 카터 특별 건축사업(JCWP) 은 이중 가장 지명도가 높은 것이다. 5일부터 11일까지 아산·태백·경산(대구) 등 국내 6개 지역에서 열리는 'JCWP 2001'은 해비타트 25주년을 기념하는 프로젝트로 카터 전 대통령과 코라손 아키노 전 필리핀 대통령 등 국내외 6천여명의 자원봉사자들이 참석해 눈길을 끈다.
국제 해비타트의 설립자인 밀러드 풀러가 지은 '망치의 신학'(김훈 옮김·도서출판 북하우스)은 그의 삶을 지탱하고 있는 망치의 신학의 개념과 그것이 나눔의 인생에서 지니는 의미, 그리고 그것이 실천되고 있는 과정들을 꼼꼼하게 기록하고 있다.
전세계 빈민주택추방운동에 앞장서고 있는 풀러의 행동철학과 그와 더불어 변모하고 있는 세계 빈민 주택들의 현황을 볼 수 있는 책이다. '망치의 신학'을 통해 내 고향과 전세계에서 진행되고 있는 '사랑의 집짓기 운동'의 실천적 의미를 되새겨 볼만하다.
조향래기자 swordj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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