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고-U대회 캐릭터 삽사리로 정하자

2003년 대구 유니버시아드대회가 2년이 채 남지 않았지만 캐릭터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캐릭터의 조건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개최지나 개최국을 상징하는 상징성이며 다음은 캐릭터가 지닐 문화적 상업적 가치라고 할 수 있다.

우선 상징성을 고려한다면 우리나라의 순수 토종개인 삽사리(천연기념물 제368호)보다 더 적절한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 유니버시아드대회는 국가가 아닌 도시 중심의 경기인 만큼 대구를 상징하는 것이어야 하는데, 문화재로는 비록 '경산의 삽사리'로 등록돼 있지만 삽사리의 기원은 경상도 지역으로 신라시대 이상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역사성과 강인함, 대담성 뿐만 아니라 순수한 혈통을 지니고 있어 경상도 지역의 대표적 도시인 대구의 상징성으로 충분하리라 생각한다.

더욱이 삽사리는 큰 잔치 때 나쁜 기운을 물리치고 경사를 맞이하는 벽사진경의 동물로 상징되는 의미를 지니고 있어 유니버시아드대회가 훌륭히 치러지기를 바라는 우리 대구시민의 바람에도 부합된다고 할 수 있다.

또 삽사리는 고려시대의 시조와 불화 뿐만 아니라 조선시대의 문학 작품 속에도 등장하는 경우가 많으며 전래 민요나 가사에도 나타나는 등 삽사리가 지닌 문화적 가치 역시 매우 크다.

특히 개는 세계적으로 인간에게 가장 친밀한 동물이며 이 중에서도 털이 긴 개가 보편적으로 인기가 있기 때문에 삽사리가 제격이라고 할 수 있다. 사자와 같은 긴 갈기를 날리며 날리며 달리는 삽사리의 당당한 모습과 긴 털 사이에 눈이 보일 듯 말 듯한 해학적인 면모, 혀를 길게 내민 귀여운 모습이야말로 세계 모든 사람들에게 친밀감을 안겨줄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점들이 바로 상업성으로도 이어질 수 있는 충분한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하겠다.

이렇듯 상징성이나 상업성 뿐만 아니라 문화적, 역사적 가치도 큰 삽사리야말로 2003년 대구 유니버시아드대회를 상징하는 최적의 캐릭터라 할 수 있다.

손중권(경북대 교수.통계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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