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했던 가뭄과 이상고온이 심각한 후유증을 남겨 영양의 중심 하천인 반변천과 그 샛강들에 청태(물이끼)가 급증, 수생 생태계 파괴 및 심각한 2차 오염이 우려되고 있다. 청태의 이상 번식은 영덕·청송·청도 이서 등 경북지역 곳곳 샛강에서도 동시 다발로 진행되고 있다.
장파천(일월면) 경우 그동안 1급수 청정수역으로 인정돼 왔으나 이제 청태로 새파랗게 변했고, 반변천 합수 지점 상류 1km 구간의 화매천에서는 강물이 보이지 않을 정도이다. 입암면 삼산보 아래 반변천은 강 바닥까지 청태로 오염됐다.
이런 중에 곳곳에선 죽은 청태들이 흑갈색으로 변질돼 떠다니며 썩어 곳곳에서 부패가스 거품이 일고 물까지 함께 썩어 들고 있다. 방전교 지점으로 가족 물놀이 왔던 포항의 장인식(47·두호동)씨는 "매년 영양으로 피서 왔지만 올해는 물놀이는커녕 천렵조차 못했다"고 했다. 인근 주민 김해식(68)씨는 "올해는 흥구소 피서객의 발길까지 끊겼다"고 했다.
안동대 생물학과 이희무 교수는 "청태가 과도하게 번식하면 물 속 생태계 교란·파괴가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물 속 산소를 없애 물고기 등이 살 수 없게 되고 빛이 차단돼 물 속 생물이 위협받게 된다는 것.
이 교수는 "이미 청태 번식이 최고에 달한 상태여서 방치하면 농업 용수 사용조차 불가능해질 지 모른다"고 우려했다. 화매천 등에는 물고기가 잡히지 않는 등 생물 개체수 감소 현상이 벌써부터 나타나, 석보면 원리 신용대(47)씨는 "주민들을 동원해서라도 청태 걷어내기 작업을 서둘러야 한다"고 했다.
이런 사태는 가뭄으로 수량이 감소한데다 기온이 상승하면서 하천의 자정능력이 떨어져 생활하수 등의 영양염류가 축적된 반면, 청태를 먹어 제거해 주던 다슬기·고기 등이 가뭄 때 거의 희생된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입암면 취수장 관리자 신정호(48)씨는 "취수보에 청태가 끼는 것을 막기 위해 다슬기를 사 넣었더니 지난 가뭄 때 그것마저 싹쓸이해 가 지금은 일부러 빗자루 등으로 취수점 청태를 걷어내야 할 형편"이라고 했다.
영양 지역에는 7, 8월에도 비가 120여mm밖에 내리지 않아, 강우량이 인접 안동·봉화 등의 3분의 1에 불과했다.
영양·엄재진기자 2000ji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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