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다는 것만으로 치명적일 때가 있다능수벚꽃은
마음을 무장하지 않고는 볼 수 없다고
꽃잎 때문에 살을 감쳐
아득히 길을 잃었다고
병을 얻었다고 그가 말했을 때
이 붉은 꽃 그늘 아래, 함께 앓고 싶다고
생각했다
한 겹만 풀면 환할 몸에 겹을 쌓으며
마음이 만들어낸 병은 깊고 무거운데
단명의 꽃들은 얼마나 가벼운가
붉은 눈, 겹겹이 허공에 봉안한 뒤
화르르 쏟아져 내린 세상의 꽃잎들이
진창만창 놀다 간 뒷자리, 붉게 젖었다
사랑도 때를 알고 겹을 푸는 것
-박소유 '을 풀다'
현란하면서 무언가 형언하기 어려운, 슬픔이라하기는 그렇고 어떤 애련한 정서가 심금을 휘감는 시이다. 꽃잎 때문에 아득히 길을 잃고 병을 얻는 마음은 도대체 어떤 마음일까?그리고 그 병든 마음에 절실하게 동감하고 싶은 이는 누구일까. 〈겹〉을 푸는 사람? 그럴지 모른다. 이 시는 궁극적으로 욕망의 애옥살이에 갇힌 자아를 위한 한바탕 카타르시스의 푸닥거리이다. 김용락〈시인〉
































댓글 많은 뉴스
성과급에 뿔난 SK하이닉스 직원들…3500명 모여 '새 노조' 만든다
李대통령 "앞으로 광주특별시" 한마디에…'전남 빠진 약칭' 논란 재점화
홍준표, 한동훈 맹폭…"조선제일껌, 권력에 살고 권력에 죽었다"
李대통령 지지율 43.3% '취임 후 최저'…4주 연속 내리막
광주 군공항, '반도체 기지'로 바뀐다…전투비행대대 어디로 가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