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고장의 자랑이자 전국 최고 맛을 자랑하는 복숭아를 들고 한국에 팔러 갈 생각입니다. 여러분 댁으로 복숭아를 보내 드릴까요?"
칭다오(靑島)시 청양(城陽)구 인민정부 류펑칭(劉豊淸) 농업국장은 기자에게 복숭아 쟁반을 내놓으며 한국 복숭아 맛은 어떻고 어떤 품종이 얼마나 생산되는지 물었다.옆에 있던 위꾸이샹(于桂香) 부국장이 "손님이 오면 늘 '꿀복숭아'를 대접한다"고 거든 이 청양구는 유명한 도농 복합지구였다. 인구 720만명의 대도시 칭다오를 품고 있는 산둥성이과수.축산 중심지역으로 농업 구조를 특화하자 청양구는 복숭아를 상징물로 내걸고 연간 3만5천t이나 생산(한국은 전체가 17만t), 싱가포르 등으로까지 수출하고 있다는 것. 외사교무판공실왕시안량(王先良) 주임은 "따뜻한 기후, 많은 일조량 덕분에 이곳 복숭아는 당도가 매우 높고 농약을 치지 않아 세계적으로도 경쟁력을 갖췄다"고 했다.
그러나 청양구의 농업 혁명은 이것만이 아니었다. 2년 전엔 도시 주변에 100만평이나 되는 '상마(上馬) 신세기농업원'을 만들었다고 했다. 드넓은 들판에선 첨단 유리온실도 적잖게눈에 띄었다. 칭다오시 전체로는 이런 첨단 농장이 이미 9개나 조성됐고, 중소 규모 첨단시설은 100개가 넘는다고 상마 가도(동사무소 격) 류닝(劉寧) 판사처 부주임이 알려줬다.칭다오에서 버스로 3시간 거리인 산둥성 북부 해안도시 옌타이(烟臺). 이곳 역시 인구가 640만명이나 되는 대도시였지만 장궈둥(章國棟) 외사판공실 부주임은 "사과의 고장"이라고 강조하면서, "경북도 10월에 열리는 제3회 국제 과수.채소 박람회에 참가해 보는 것이 어떠냐"고 권했다.
시 농업국 왕쿠이량(王奎良) 책임연구사(총농예사)는 "농업 구조조정이 깊이 진행돼 이곳은 사과 등 과수 중심으로 개편됐고, 전체 경작지 473만여ha 중 45%가 과수원"이라고 했다. 한국 전체의 사과밭이 2만9천ha밖에 안되지만, 중국에선 이곳 사과밭만도 213만여ha나 된다는 얘기였다. 이미 중국산 사과의 40%가 후지로 품종 개량됐고, 그 70~80%를 옌타이에서 생산하고있다는 것.그러면서 왕 총농예사는 한국종 고품질 품종인 황금배와 신고배도 현재 재배 중이고, WTO 가입 뒤엔 한국 수출도 추진할 것이라고 했다. 옌타이 농업과학연구원 린주쥔(林組軍) 부원장은 "중국에는 1천220개의 농업연구원이 있고, 그 상위 100대 연구원에 이 연구원이 들어 있다"고 자랑했다.
과수만 그런 것도 아니었다. 중국의 쌀 식량기지인 랴오닝(遼寧) 지린(吉林) 헤이룽쟝(黑龍江) 등 동북3성에서도 변혁의 바람은 거셌다. 이곳의 주조는 '무공해 녹색 바람'.종전의 양(量) 중심에서 고품질 중심으로 전환함으로써 세계 선진국 시장을 노린다는 것이었다.랴오닝성 왕창훙(王長宏) 농업청장 조리는 "수출하는 쌀 중에는 이렇게 생산된 우리 성 생산품이 많다"면서, 그런 덕분에 "공업 중심인 지역 산업에서 농업의 비중이 되레 높아지고있다"고 했다. 성 농업과학원 쟝옌즈(張燕之.여) 연구원은 "벼의 품종을 개량해 농약을 치지 않고도 잘 자라면서 품질도 높은 품종이 개발돼 ha당 생산량이 7천500kg에 이른다"고 했다. 한국은 6천600kg 수준이다. 랴오닝성에서는 논 341만ha 중 60만ha(한국 전체 논은 110만ha)에서 녹색식품을 생산했으며, 2005년엔 그 면적을 200만ha로 늘릴 계획이라고도 했다.
지린성 농업위원회 관계자도 "개혁개방 정책 이후 해외시장 개척을 위해 품질 위주로 생산 정책을 바꾸고 국제시장 상황도 농민들에게 충분히 설명, 고품질 농산물 생산에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장춘 주재 강원도 경제무역사무소 류원종(劉元鍾) 수석대표는 "중국농업 특히 동북3성의 농업분야에 불어 닥친 변화는 우리 농업에 많은 영향을 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국 최대 쌀 생산지인 헤이룽쟝성도 녹색식품 생산에 박차를 가하고 잇따라 식품박람회를 여는 등 녹색혁명으로 WTO 시대를 준비하고 있었다.질(質) 위주로 농업 정책을 바꾼 중국 농정. 문득 덩샤오핑의 "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만 잡으면 된다"(黑猫白猫論)는 주의주장을 다시 생각케 했다. 그것은 농업에서 "수확량과 수익이 함께 높은 우수 농산물 생산"이란 '양고일우'(兩高一優)로 겉모습을 바꿔 나타내고 있었다.
정인열기자 oxe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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