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동포 11명과 중국인 등 60명이 남해안을 통해 국내로 밀입국하려다 중국인 25명이 배안에서 질식사, 선원들에 의해 바다에 버려진 사실이 밝혀져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전남 여수 해양경찰서는 8일 공해상에서 중국 어선으로부터 중국동포와 중국인 60명을 넘겨받아 여수항으로 밀입국시키려던 여수 선적 70t급 안강망 어선 제7 태창호 선장 이판근(43) 씨 등 한국인 선원 8명을 검거했다.
중국동포 11명은 모두 목숨을 건졌으나 중국인 49명 가운데 왕자취(31.푸젠성) 등 25명이 참변을 당했다. 숨진 이들은 17~47세의 남자들이었다.
◇ 밀입국 경위=지난 1일 오후 8시쯤 중국 저장(浙江) 성 닝보(寧波) 에서 1백t급 중국 어선에 승선한 밀입국자 60명은 6일 오전 1시쯤 제주도 남방 동중국해 공해상에서 태창호로 옮겨 탔다.
처음 갑판에서 머물던 이들은 해안이 가까워지자 7일 오전10시쯤 배 뒤편 물탱크와 그물(어구) 창고에 35명,25명씩 나눠 숨었다.
그러나 고기 창고로도 사용되는 그물 창고는 높이 3m.넓이 3평 남짓한 크기인데다 어구 등으로 입구를 완전히 덮는 바람에 이곳에 숨었던 25명은 불과 3시간 뒤인 7일 오후 1시쯤 선원들에 의해 숨진 채 발견됐다.
해경에 붙잡힌 중국동포는 "옆 창고에서 살려달라는 듯 창고 벽을 두드리는 소리가 났으나 당시 파도와 엔진 소리가 워낙 시끄러워 선원들이 듣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통기성이 좋은 물탱크에 있던 35명은 8일 새벽 여수시 남면 백야도 가막만 등대 근처에서 소형 선박(5t급) 에 옮겨 탄 뒤 여수시 국동 어항단지 앞 대경도로 밀입국했으나 곧바로 주민의 신고로 경찰에 붙잡혔다.
◇ 시체 유기=선장 李씨 등은 8일 오전 3시30분쯤 가막만 등대 부근에서 생존자 35명을 한국 어선에 인계했다. 이어 李씨는 운반책 여모(52) 씨에게서 핸드폰으로 수장 지시를 받고 소리도 앞 해상으로 나가 오전 6시쯤 숨진 밀입국자들을 바다에 던졌다.
◇ 수사=해경은 선장 이씨가 지난달 29일 출항에 앞서 운반책 여씨에게서 밀입국 대가로 3천만원을 받기로 했다는 사실을 밝혀내고 呂씨 등 국내 밀입국 알선조직에 대한 추적에 나섰다. 또 태창호 선원들이 시신을 버렸다고 밝힌 소리도 부근에 함정 다섯척을 급파,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
한편 경찰은 선장 이씨 등을 시체 유기 등의 혐의로 입건 조사 중이며, 한영식(45.지린성 훈춘시) 씨 등 중국동포 11명과 중국인 24명 등 35명은 법무부 출입국관리사무소로 신병을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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