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신장, 성폭력·가정폭력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고조되면서 여성상담기관들이 바빠졌다.
가정폭력은 가족 내부의 문제로, 직장내 성희롱, 성차별 문제 등은 한 개인의 일로 묻어두곤 했던 여성들이 '침묵'에서 깨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문을 연 지 10년 이상된 상담기관의 경우 상담건수가 운영 초기보다 2~3배 정도 늘어났다. 지난달 25일 문을 연 여성의 전화 '경북도 1366센터'는 이틀만에 가정폭력 등의 상담과 구호 요청이 30여건에 달해 상담원들이 꼬박 밤을 새웠다.
이곳 문숙경(46) 소장은 "운영 첫날부터 전화가 쇄도할 지 상상도 못했다"며 "전화 한 통화에 30~40분 상담을 거쳐 경찰이나 행정기관의 구호조치까지 연결해 주는 것이 힘들 때도 있지만 딱한 처지의 여성들에게 작은 도움이라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피곤도 잊고 있다"고 말했다.
여성 상담기관은 대구지역에만 20여곳. 가정폭력 피해자 쉼터도 그 시설 규모(총 40여명)가 미흡하긴하지만 2곳이 있다.
이들 상담기관들은 운영방식이나 성격이 다소 다르지만 무료로 전화 상담에서 법률조언, 구호조치, 유관기관 연결 등을 통해 위기에 놓인 여성들에게 도움을 주고 있다.
다음은 여성 문제를 다루는 대구지역 주요 상담기관들.
◇여성의 전화 '1366'=대구지역은 대구시여성회관 태평상담소, 경북지역은 영천의 경북도1366센터가 운영한다. 국번없이 1366으로 전화하면 된다. 대구 1366은 가정폭력 피해자를 위한 쉼터도 갖추고 있다.
주로 가정폭력, 직장내 폭력 등으로 위급한 상황이 생겼을 때 24시간 이용할 수 있다. 경찰서, 법률구조공단, 행정기관, 사회복지기관, 병원 등을 연결해 현장 구호조치나 긴급피난처를 알선해 준다.
◇대구여성의 전화 부설 가정폭력·성폭력 상담소(053-475-8082~3)=성폭력이나 가정폭력을 전문적으로 상담한다. 피해자의 희망에 따라 고소 등 법적절차를 도와주고 심리상담과 함께 가정폭력 피해자 쉼터를 운영하고 있다. 필요한 경우에는 심리치료도 병행한다.
상담 이외에 여성인권과 관련한 법정 모니터, 시의회 의정 모니터 활동도 하고 있으며 성교육 강사 모임을 결성해 초·중·고교, 복지시설 등을 상대로 성교육과 양성평등교육을 한다.
◇대구가정법률상담소(부설 가정폭력상담소(053-745-4501~2)=가정에서 발생하는 법률적 분쟁을 전문적으로 상담한다. 법률 상담 중에는 이혼, 혼인에 대한 상담이 대부분이나 임대차, 채권채무에 대한 상담도 받을 수 있다.
가정폭력에 대해서는 법적인 대응절차, 가해자의 처벌 가능성 등을 조언해 주고 사안에 따라 보호시설, 경찰, 의료기관 등의 도움을 주선해 준다.
또 부부갈등이나 가족문제를 사전에 예방하기 위한 무료 공개강좌와 시민들을 위한 생활법률 강좌도 열고 있다.
◇대구여성회 부설 고용평등상담실(053-427-4595)=여성들을 위한 노동관련 상담 전문기관. 임금체불, 직장내 부당한 승진·배치·해고 문제에서부터 직장내 성희롱, 남녀차별적인 문제 등에 걸쳐 상당 활동을 하고 있다. 필요한 경우 문제가 있는 회사에 진상조사나 시정을 요구하는 공문을 보내기도 한다.
이 단체는 대구지역 한국노총, 민주노동당, 대구여성노조 등과 매달 비정규직 여성노동자 권리찾기 운동을 벌이고 있다.
◇대한가족보건복지협회 대구·경북지회 부설 성폭력상담소(053-566-1900)=일반적인 성 문제와 성폭력 상담을 주로 받으며 특히 청소년 성문제를 전문적으로 다룬다.
자체 사업으로 성비(性比)불균형 캠페인과 결혼을 앞둔 사람을 위한 '부부학습' 강좌를 정기적으로 개최한다.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다른 곳들=성폭력 상담기관으로는 한국결혼가족복지회 부설 라포르 성폭력상담소(053-959-6008), 한국가족복지연구소 대구성폭력상담소(053-764-3033), 한국장애인연합 부설 대구여성장애인 성폭력상담소(053-637-6058) 등이 있다. 대구시가 운영하는 종합복지회관상담소(053-656-3965), 동부여성문화회관 상담실(053-953-5113)과 각 구청에서 운영하는 상담소 등에는 복지, 취업 등 전반적인 상담을 받고 있다.
김교영기자 kimk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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