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다단계 판매 우후죽순

IMF이후 계속된 구조조정으로 실직자들이 늘어나고, 장기간의 경기침체로 부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자본금 없이도 할 수 있는 다단계판매(네트워크마케팅)가 붐을 이루고 있다.

현재 대구시에 등록된 생필품과 건강식품, 미용용품 중심의 다단계판매사는 36개사. IMF이전인 지난 97년 3월까지만 해도 3개사에 그쳤으나 지난해 12개사로 늘어났고, 올 들어선 12개사가 신규 등록했다.

게다가 한국암웨이, SMK, 허벌라이프, 롱제비티 등 타 시.도에 등록하고 대구에 지사나 대리점을 두고 영업중인 업체까지 포함하면 100여개에 이르며, 종사자도 수만명이란 게 업계측의 관측이다.

관련업계에선 대구 동대구로 등 간선도로 주변과 도심에 위치한 목 좋은 곳의 대형빌딩에는 사무실과 교육장을 갖춘 다단계판매사와 지사, 대리점이 들어서 다단계판매업이 성업중이라고 밝혔다.

다단계판매업에 뛰어드는 사람도 주부에서부터 한의사, 교사, 회사원, 자영업자 등 다양한 추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기업의 구조조정으로 고용불안을 느낀 30~50대 화이트칼라 직장인들이 겸업형태로 회원에 가입하는 사례가 크게 늘어나고 있고, 경기침체 영향으로 취업이 어렵게 된 대졸자들까지 가세하고 있는 실정.

직장동료나 학교동창생 등 주변 사람들로부터 '회원 가입'을 권유받는 경우가 늘어나면서 과다하게 구입한 물건의 반품을 둘러싸고 다단계회사와 실랑이를 벌이는 사례도 급증하고 있다. 소비자연맹 대구시지회에는 올들어 월 평균 20~30건씩의 피해가 접수되고 있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생산현장에 투입돼야 할 젊은 층들이 쉽게 돈을 벌겠다는 생각으로 다단계판매업에 몰릴 경우 근로경시 등 사회적인 부작용도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관련업계 관계자는 "대다수 회원들이 중도 탈락되고 일부만 윗등급으로 올라가는 게 현실"이라며 "단숨에 대박을 터뜨리겠다는 생각은 환상"이라고 말했다.

황재성기자 jsgold@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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