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의 정보문건 유출과 관련된 제주경찰서 임모(56) 경사와 한나라당 제주도지부 조직부장 김모(38)씨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되면서 여.야 간, 또 경찰 내부에서도 희비가 교차되는 가운데 대다수의 제주 경찰관들은 오히려 '홀가분하다'는 반응이다.
법원의 영장 기각 사유의 요지가 단순한 '증거인멸 및 도주우려 없음'이 아니라 '유출된 문제의 문건이 직무상 비밀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내용인 점을 놓고 볼 때 수사경찰과 수사를 지휘한 검찰의 입장에서는 법적용을 잘못한 셈이 됐다.
'공무원으로서 비밀을 누설하고, 또 공무원으로부터 취득한 비밀을 누설, 공공기관의 기록물을 불법 유출케 한 자로서 구속하지 않으면 앞으로 유사범죄의 빈발과 국정혼란을 초래하고 국가에 막대한 피해를 가져올 우려가 있다'는 경찰의 구속필요사유에 대해 법원은 사실상 '무죄'를 선고한 것이나 다름없는 기각사유를 밝혔기 때문이다.
따라서 앞서 경찰이 한나라당 제주도지부 당사와 조직부장 자택에 대한 압수.수색.검증영장을 집행한 것 역시 '무리한 수사'라는 질책의 범주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됐다.
수사 실무자와 그 책임자, 그리고 이를 지휘한 검찰의 체면이 구겨진 결과가 됐다그러나 정보담당자들을 비롯한 대다수 경찰관의 반응은 다르다.
정국을 뒤흔드는 민감한 사안에 대해 경찰 자체 판단이 아닌, 검찰의 지휘과정과 법원의 판단을 통해 명쾌한 '정답'을 부여받게 돼 홀가분하다는 반응이다.
특히 해당 정보담당 형사의 경우 일종의 '면죄부'를 받은 셈이 됐고 나머지 정보형사들의 입장에서도 그동안 정보교류 차원에서 암묵적으로 외부에 경찰정보를 제공한 행위에 대해 '불법행위'라는 굴레에서 어느정도 벗어날 수 있게 됐다.
법리 해석 차원을 떠나서 인간적으로도 정보문건 유출 혐의를 받아온 동료 경찰관이 일단 사법처리를 면할 수 있는 길이 트였다는 점에서 영장 기각 이후 경찰관들의 얼굴에는 오히려 '희색'이 도는 분위기이다.
보강수사를 벌일 방침임을 밝히고 있는 경찰 수사진이 '비밀이 아니다'는 법원의 판단을 뒤엎을 혐의를 찾아 입증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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