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증시의 대표주자인 삼성전자의 반도체 부분이 지난 87년 이후 처음으로 적자를 냈다는 보도가 있었다. 3/4분기까지의 적자폭이 무려 3천800억원에 이른다는 이 소식은 악재인듯 했다. 그러나 삼성전자의 실적 부진 발표 이후 개장된 23일 증시에서 삼성전자의 주가는 오히려 전날보다 4천500원(2.65%) 오른 17만4천500원으로 마감됐다.
삼성전자 주가 상승의 견인차는 외국인 투자가들이었다. 외국인들은 23일까지 5일 연속 삼성전자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외국인들은 또한 지난 10월5일 이후 16일 단 하루만 빼고 삼성전자의 주식에 대해 매수 우위를 보였다.
지난 4일 55.90%까지 떨어졌던 외국인들의 지분율도 23일 현재 57.40%까지 올랐다. 이는 미국 테러가 발생한 지난달 9월11일(57.41%) 이후 최고로 높은 수치다.
삼성전자는 미테러 사건이후 지난 9월27일 장중 한때 13만4천원까지 주가가 급락한 뒤 브이(V)자 형태로 반등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주가는 국내 증시의 바로미터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추이를 주의깊게 살펴야 하는 종목이다. 삼성전자의 주가는 지난 11일 20일 이동평균선을 돌파한 뒤 23일 현재 60일 이평선에 바짝 다가섰다.
실적 악화에도 불구하고 외국인들이 삼성전자 주식을 꾸준히 사들이고 있는 것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삼성전자에 유입되는 외국인 매수세는 장기 투자 성격을 띠고 있다는 것이 증권가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반도체 부문에서 대규모 적자를 냈지만 외국인들의 당초 예상치를 크게 벗어나지 않은데다 그나마 전체적으로는 3/4분기까지 흑자를 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의 실적 악화는 이미 예고된 악재로 주가에 선반영됐으며 테러 사건 충격으로 하락폭이 더 커졌을 뿐이라는 분석이다.
김해용기자 kimh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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