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자본주의 중국'이 온다

"향후 2~3년간 중국경제는 7%내외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다".중국 국가발전계획위원회 산하 거시경제연구원의 왕이밍(王一鳴) 부원장의 자신감 넘치는 말이다.

거시경제연구원은 중국정부의 경제정책을 입안하는 기관으로 우리나라의 한국개발연구원(KDI)과 비슷한 성격이다.

중국경제는 최근 미.일 등 세계 주요국의 경기둔화에도 불구하고 지난 4년간 연평균 7~8%의 높은 성장률과 1%대의 물가상승률, 15%대의 수출증가세를 기록했다.

왕 부원장은 이에 대해 "국내수요를 확대하는 중국정부의 거시경제정책이 주효했고 기업들의 경제활동이 활발했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그는 특히 부동산투자 활성화를 지적했다. 지난 6월까지 부동산투자는 2천123억위안으로 전년동기에 비해 28.2% 증가했고 9월까지는 31.4% 늘어났다.

그는 "베이징 시내를 다니면서 지독한 교통정체에 놀라지 않았느냐"면서 "이는 자가용자동차의 급격한 증가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해 17.5% 성장한 중국의 자동차산업은 올 2/4분기까지 21.1% 성장했다.

이동전화를 비롯한 정보통신산업도 비약적으로 발전하고있다. 지난 연말 8천526만대에 달하던 이동전화 가입자수가 올 6월말 현재 1억1천700만대로 급증했다. 지난 해 이동통신은 101.7% 성장했다. 그러나 이동전화 보급률(10%)은 선진국(30~50%)에 크게 못미처 잠재력이 엄청나다.

'휴대전화'는 중국인들이 가장 갖고 싶어하는 물품이다. 고가 전략을 고수하고 있는 삼성 애니콜은 가장 인기있는 모델이다. 베이징은 물론 쑤조우(蘇州)같은 지방도시에서도 자전거를 타고가는 젊은 여자들까지 휴대전화를 갖고 있었다.

이처럼 13억의 거대한 내수시장을 바탕으로 한 국내수요는 중국경제를 일으키는 원동력이다.

주중 한국대사관의 이준규 경제담당공사도 "중국은 어쨌든 엄청난 속도로 달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중국경제에 대해서는 낙관론이 우세하다.

왕 부원장은 "중국경제는 아시아 금융위기이후의 조정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다"며 유보적인 입장을 밝혔고 20%~40%로 추산되는 부실채권 처리문제와 구조조정, 공산당의 지도력 약화 우려 등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지만 '중국의 시대'는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상하이 푸둥지구에서 DVD와 VCR을 생산하고있는 상하이 LG광전자의 노광석 총경리는 노동시장과 자본, 기술, WTO가입과 올림픽 효과 등을 중국경제의 견인차로 지적했다.

그는 "WTO가입이후 중국은 세계투자의 '블랙홀'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왕 부원장은 "9.11 이후 미국을 비롯한 세계경제가 침체양상을 보이면서 더 많은 자본이 중국으로 몰려오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의 기술수준 역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왕 부원장은 "일본도 중국 가전제품을 사가고 있다"고 언급했고 노 총경리는 "DVD의 경우 중국 국내기업이 프로그레시브 스캔(Progressive Scan) 기능을 먼저 개발할 정도"라며 "기술력의 차이도 많이 극복됐다"고 지적했다.

이미 중국은 전세계 에어컨의 28.7%, DVD의 38.3%를 생산하고 세탁기와 냉장고, 모니터, 컬러TV 를 비롯한 6가지 가전제품의 제1의 생산기지다.

외국자본에 대한 중국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은 지난 9.11테러사태 직후 두드러졌다.

실제로 상하이시의 수출업무를 관장하고있는 '대외무역센터소장'은 지난 9월 중순 간부들을 데리고 LG광전자를 비롯한 외국투자기업들을 직접 방문, 수출애로사항을 묻고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이같은 중국정부와 자치정부의 적극적인 자세, 이것이 급속도로 도약하고 있는 중국의 경쟁력의 원천이다.

세계은행이 오는 2020년이면 중국이 미국을 따라잡아 세계 1위의 경제대국이 될 것이라고 예측한 것은 중국 경제성장의 무한한 잠재력을 대변하고 있다.

서명수기자 diderot@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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