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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집 아줌마 김명희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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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바구니마다 아름다운 사연 하나씩은 다 있지요. 그 사연들을 전해주다 보면 '꽃집아줌마'가 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대구시 달서구 송현여고 앞 꽃집 애림원. 10년째 남편과 함께 이 꽃집을 운영하고 있는 김명희(38)씨는 요즘 어느 노래의 가사처럼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움을 실감한다. 가슴까지 따뜻해지는 삶의 향기를 느낄 때가 많기 때문이다.

어느날 한 청년이 이틀에 한번씩 인근 미용실에 꽃배달을 부탁했다. 그 미용실 아가씨에게 첫눈에 반했던 것. 아가씨는 영문도 모르고 몇 번을 받더니 누군지 알기전엔 절대 받지않겠다고 우겨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다. "얼마 후 두사람이 다정하게 꽃을 사러왔는데 아줌마 덕분에 결혼했다며 고맙다고 하더군요".

어떤 20대 여성은 '사랑해요'란 메모와 함께 1주일간 어떤 아줌마에게 꽃바구니를 전해달라고 전화주문을 해왔다. 절대 신분을 밝히지 말라는 부탁과 함께. "받으세요", "누군지 알기전엔 못받습니다". 3일째부터 본격적인 실랑이가 벌어졌다. 다른 사람을 보내기도 하고 돈을 들여 택배로 보내기도 했다. "6일째 되는 날 도저히 감당을 못해 보낸 사람을 이야기했더니 자기 딸이라더군요. 며칠전 모녀간에 다툰 뒤 딸이 용서를 비는 마음으로 꽃을 보낸 거였죠".

이럴 때마다 김씨는 꽃향기보다 진한 사람 향기를 실감한다. 반면 바깥으로만 나도는 아내의 마음을 돌리려 꽃을 사가는 아저씨를 보면 같이 슬퍼진다. 그렇지만 누가 봐도 한눈에 알 수 있는 불륜의 꽃다발을 전할 땐 오히려 착잡하다.

생일이나 결혼기념일, 남편이 주문한 꽃바구니 배달을 가면 엉뚱한 반응을 보이는 아줌마들도 가끔 있다. "차라리 현금이나 먹을걸 사오지"라고 할 땐 난감해진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기분 좋은 것이 꽃선물. 이내 남편이 보낸 꽃이라며 자랑스러워하는 모습에선 미소를 짓게 된다.

"손도 많이 거칠어지고 보기보다 힘든 일이지만 그만둘 수 없습니다. 행복을 배달하는 것만큼 멋진 일은 없을 테니까요". 박운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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