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위성방송, 지역방송 죽여선 안돼

대구 MBC와 TBC 등 지역방송사들이 내년 3월에 본 방송을 시작하는 한국 디지털위성방송(KDB)의 지상파 방송 재송신에 반대하는 입장을 전적으로 동의한다. 한마디로 방송위원회의 이같은 결정은 지역방송의 존립을 위협하는 중대한 일이기 때문이다.

방송위원회는 최근 KDB의 서울 MBC·SBS 등 지상파 방송 재송신 권역을 앞으로 2년간 한시적으로 수도권지역으로 한정하고 그 이후에는 전국적으로 동시에 재송신 할 수 있게 결정했다. 이와함께 KBS와 EBS에 대해서는 본방송이 시작되는 내년 3월부터 곧바로 전국에 걸쳐 방송할 수 있게 길을 열어 주었다.

이같은 방송위원회의 방송채널 정책의 확정은 독점위성 방송 사업자에 대한 특혜조치의 인상이 짙다. 사실 한국디지털 위성방송은 한국통신과 KBS 등 서울 TV회사가 경영을 주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이런 결정은 경영을 좌지우지 할 수 있는 이들 회사에 대한 편법적인 특혜라는 비난도 들을수 있게 돼 있다.위성방송을 통한 '서울지역 지상파 방송 재송신'은 철회해야 한다. KBS, MBC, SBS 등 서울 지상파 방송의 재송신은 원천적인 목적이 위성방송의 가입자 확보에 있다고 한다. 이런 단세포적 발상은 방송의 발전에도 도움이 안된다. 특히 지역방송의 생존권을 박탈하는 일종의 횡포가 아닌가 싶다. 심지어 지역의 광고시장까지 잠식하는 등 심각한 후유증도 걱정스럽다.

우리는 방송위원회의 방송채널정책이 결과적으로 지역문화의 실종까지 몰고올 수 있다는 점도 우려한다. 서울지역 방송의 전국 동시 재송신은 지역방송사의 자체 편성비율의 위축을 가져오고 지역문화의 서울종속현상은 더욱 심화될 것은 불을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방송은 속보성이 뛰어나기 때문에 어느 일방의 방송독점은 폐해도 엄청나다. 매체의 균형발전 차원에서도 서울지상파 방송의 전국 동시 재전송 철회는 마땅하다. 방송위원회는 결정을 재고하기 바란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