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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지식인들이 쓴 책 2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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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좌파지식인 책 2권

냉전과 9.11 테러에 대한 미국의 보복전쟁. 서구의 지식인들은 이러한 정치상황과 미국의 외교, 군사정책을 어떤 시각에서 해석하고 있는가? 냉전과 오리엔탈리즘에 대한 이들의 편견과 독선에는 서구사회의 왜곡된 시각이 반영돼 있지는 않은가?

이같은 문제에 대해 깊이 있게 고찰한 책들이 나란히 번역, 출간됐다. 에드워드 사이드 (미국 컬럼비아대 석좌교수)의 '도전받는 오리엔탈리즘'(성일권 편역, 김영사 펴냄)과 노암 촘스키 등 미국의 저명한 좌파 지식인들의 글을 엮은 '냉전과 대학'(정연복 옮김,당대 펴냄)이 그것.

팔레스타인 출신인 에드워드 사이드는 왜곡된 동양의 이미지로 지적 폭력을 일삼는 서구사회를 비판한 명저 '오리엔탈리즘'(1978년)을 출간한 이후 줄곧 서구사회의 허구성과 지식인의 이중성을 비판해온 학자다.

이번 9.11 테러사태에 대한 사이드 교수의 시각은 '문명의 충돌'이 아닌 '무지의 충돌'로 요약할 수 있다. 이런 왜곡과 편견의 배후에는 서구의 우월성에 바탕한 새뮤얼 헌팅턴의 문명충돌론과 미국사회에 반(反)아랍-친(親) 이스라엘 편견을 조장해온 시오니즘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고 사이드 교수는 강조했다.

또 그는 '테러리즘=반미주의' 혹은 '미국비판=반(反)애국=테러리즘 동조'라는 서구사회의 천편일률적인 상황인식이야말로 문제해결을 더욱 어렵게 하는 원인이라며 비판의 칼날을 들이댄다. 서구사회의 이러한 왜곡과 편견, 위선을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지식인의 현실 참여에 주목한 그는 지식인들이 가면을 쓴 채 자신들의 이해관계에 따라 진실과 사실을 왜곡하지 말고, 진실을 위해 불의에 항거하고 타협하지 않는 지식인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

한편 '냉전과 대학'은 미국의 정부정책과 냉전이 미국대학에 어떤 갈등을 유발했는지를 짚어본 책이다. 냉전이 지식인의 삶에 끼친 영향을 주제로한 미국 뉴프레스출판사의 '냉전과 대학' 시리즈 첫 권.

노암 촘스키, 하워드 진 등 필자들은 저명한 미국의 좌파적 시각의 지식인들로 냉전시대 소수의 정치가들이 대학을 어떻게 장악했는지를 살펴보고 있다. 1945년 이후 미국의 지적 사고와 대학생활에서 엄청난 변화를 목격한 이들은 "많은 학자들이 미국의 대외정책뿐 아니라 50년대 미국내의 정치사찰에 대해서도 침묵을 지켰다"고 지적하고 "많은 학자들이 미국의 공식적인 정책에 굴복했을 뿐 아니라 스스로 나서서 저작물들을 검열하기도 했다"고 비판했다.

이 책에 실린 글들은 자연과학과 사회과학 분야의 연구변화, 정치이론가들의 자유민주주의의 재(再)정의, 세계권력을 행사함으로써 조장된 지적 오만, 국가차원에서 비판적 학자들의 역할 등 여러 주제를 망라하고 있다.

서종철기자 kyo425@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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