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수성구 만촌동 '씩씩한 어린이집'은 공동육아조합이 아담한 2층 주택을 임대해 운영하는 곳이다.
대문을 넘어서자 마당에는 네다섯 5살된 아이 서너명이 '낯선 사람'이 온 것 조차 느끼지 못할 정도로 흙 장난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현관에 들어서니 아이들의 떠들고 노는 소리로 떠들썩했다. 주방에는 중년의 아줌마(영양교사)가 간식을 준비하고 있고 옆에선 아이들이 옹기종기 모여 군침을 삼키고 있었다.
잠시 후 나들이에서 돌아온 아이들이 들이닥쳤다. 인근 학교 운동장에서 '38선놀이'를 하고 왔다고 한다.
이곳은 23가구 28명(3~8세)의 아이들과 교사 6명의 공동체이다. 교사들은 '너구리', '앵무새' 등 별명으로 불리며 아이들과 서로 반말을 한다. 친밀감을 유지하기 위해 별명을 부르게하지만 그렇다고 아이들이 교사들을 함부로 대하지는 않는다. 보통의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처럼 지식이나 인지능력을 키우기 위한 학습과정이 따로 없다. 마음껏 뛰어놀 수 있도록 배려하고 창의적이고 자유로운 사고를 할 수 있도록 도와줄 뿐이다.
대표교사 이진(31)씨는 "아이들에게 자연을 느끼게 하고 박물관 등에서 체험학습을 하기 위해 하루 한두번씩 아이들과 나들이를 간다"며 "모든 일정은 아이들이 회의를 통해 스스로 결정한다"고 말했다.
이 어린이집은 지난 94년 문을 열었다. 공동육아와 공동체 생활에 관심있는 부모들이 한 가정당 200만~300만원의 출자금과 매달 내는 일정의 보육료로 운영되는 곳이다. 김교영기자 kimk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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