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법인세 인하 해볼 만하다

경기회복이 지상 과제인 현 시점에서 여야가 법인세 인하에 한 목소리를 낸 것은 기업 활성화 차원에서 크게 환영할 만하다. 그동안 기업에 대한 각종 행정 규제는 대폭 완화됐으나 유독 법인세만 꿈쩍도 하지 않아 업계의 발목을 잡아온 것은 사실이다. 따라서 법인세 경감 조치는 국내 기업의 경쟁력 확보는 물론 외국기업 유치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민주당과 한나라당은 11일 세출예산을 줄이지 않고, 세율 인하에 따른 세수 부족분을 국채발행을 통해 보전한다는 조건으로 법인세율을 인하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인세율을 1∼2%포인트 내릴 경우 내년도에 기업들은 연간 7천억∼1조5천억원의 자금 부담을 덜게 돼 그만큼 투자 유인효과가 발생하게 된다. 그런데도 정부는 그동안 법인세 인하에는 냉담한 반응을 보여왔다. 특히 내년도 경제성장률 3%대를 달성하기 위해 세금 감면보다는 재정 부분에서 돈을 풀어 경기를 회복하겠다는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는 정부가 비록 소폭이지만 법인세 감면에 동조했다는 것은 매우 고무적이다.

우리나라는 법인세가 28%(1억원 초과분)로 아시아 경쟁국인 대만, 싱가포르, 홍콩에 비해서는 높지만 선진국에 비해서는 그리 높은 편이 아니다. 그런데도 법인세 인하가 절실한 것은 법인세 외에 주민세와 농어촌특별세가 가산되고 국민연금 등 4대 사회보장에 대한 기업부담금 등 준(準)법인세를 포함하면 실제 기업의 세부담은 42.2%나 되기 때문이다. 국내 기업조차 탈(脫)한국을 서두르는 것도 이 때문이다. 게다가 선진국들도 최근 외국기업 유치를 위해 경쟁적으로 법인세를 인하하고 있는 추세다. OECD 회원국들의 평균법인세율은 96년 37.8%에서 지난해는 33%로 떨어졌다.

이 참에 DJ노믹스도 감세 등의 레이거노믹스로 갈 것인지 아니면 재정지출 확대의 케인즈주의로 갈 것인지를 명확히 할 필요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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