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만제 의원의 '대구·경북 정치 세력화' 주장에 대한 지역 의원들의 반응은 원칙적으론 공감한다는 것이다. 지역 정치권이 세력화하고 발언권이 강화되는 것에 반대하지 않는다는 점에서다. 하지만 방법이나 발언 시기에 있어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없지 않다.
강재섭 부총재는 3일 오후 지역의원들과의 모인 자리에서 "대구·경북에서 차기 대권 주자가 나와야 한다는 것은 지역의 절실한 과제며 모두가 공감하는 사실"이라며 "그러나 지금은 정권 창출에 전념해야 하며 이번 대선에서 승리하지 못하면 차기 대선에서는 가능성 있는 지역 후보의 배출 조차 불가능한 일이 될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김 의원의 발언이 오해를 받아 평지풍파를 일으켜서는 안된다는 의미였다.
그러나 이자리에 참석한 윤영탁·백승홍·박승국·이원형 의원 등은 "시기상 돌출적인 행동이 별로 바람직하지 않다"며 "대구·경북의 세력화는 자연스런 움직임으로 보여주면 된다"고 입을 모았다.
즉 3, 4월 전당대회에서 열릴 부총재 경선에서 지역 의원들이 힘을 모아 강 부총재를 밀어 수석 부총재(득표 1위)로 만들면 자연스레 지역의 위상을 높일 수 있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이들은 "차기 대선에서는 반드시 지역 후보가 나와야 한다"며 "이 총재 당선후 지역이 외면당할 경우에는 지난 15대 총선에서와 같이 우리 모두가 낙선할 수밖에 없으며 이러한 상황이 생기지 않도록 뭉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한편 경북도지부장인 이상배 의원은 "대구·경북이 마땅히 무게에 해당하는 값을 받아야 하지만 지금은 당내에서 대권과 당권의 분리를 거론할 때가 아니라고 본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다른 의원들도 "전적으로 공감한다"는 데서부터 "동료 의원들을 아부꾼으로 매도하고 있다"는 등 원색적인 비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일부 의원들은 "당연한 지적인 만큼 전적으로 공감한다"며 "지역이 자생력은 키우지 않고 이 총재 앞에 줄서기만 한다면 모두 낙동강 오리알이 될 수 있다. 부산·경남권이 우리와 다른 점은 이 총재를 지지하고 있지만 자기 목소리도 내고 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다른 쪽에서는 "동료 의원들을 아부꾼으로 매도하고 있는 데 대선을 앞두고 자칫 다른 지역으로 까지 확산돼 당분열을 확산시킬 수 있다"며 "직할부대라고 힐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표현에 더욱 심사숙고했어야 했다"고 공격했다.
서봉대기자 jinyoo@imaeil.com
이재협기자 ljh2000@imaeil.com
댓글 많은 뉴스
[단독] 국민의힘, '보수의 심장' 대구서 장외투쟁 첫 시작하나
문형배 "선출권력 우위? 헌법 읽어보라…사법부 권한 존중해야"
장동혁 "尹 면회 신청했지만…구치소, 납득 못 할 이유로 불허"
이준석 "강유정 대변인, 진실 지우려 기록 조작…해임해야"
정동영 "'탈북민' 명칭변경 검토…어감 나빠 탈북민들도 싫어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