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애락보건병원 이사장 선임 의견대립

재단법인 애락보건병원(구 애락원)의 이사 선임과정을 둘러싸고 지역 기독교계가 또다시 시끄럽다.기존 이사들이 새 이사 선임에 대구시가 부당하게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한데다 이사장 투표도적법하게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 파문이 일고 있다.

또 대구시가 지난달 17일의 이사장 선출과정에문제가 있었다고 보고, 오는 4일 이사회를 다시 열어 이사장을 새로 뽑기로 하는 등 해프닝까지 빚고 있다.

특히 대구시가 이사 선임과 이사장 투표를 주도하면서 매끄럽지 못한 행정력을 보여, 수십년간 내분에 시달려온 애락보건병원 문제를 혼란으로 몰아넣었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새 이사진에 기독교계 지도자, 의사 등 인물들이 대거 뽑혀 향후 애락보건병원 정상화를 가속시킬 것이라는 긍정적인평가도 적지 않다.

▨이사 선임을 둘러싼 논란

대구시는 지난달 12일 기존 이사들간의 의견충돌로 지난해 10월부터 이사회를 구성하지 못한 애락보건병원의 새 이사 8명을 선임했다. 대구시는 "보건병원 정관에 따라 예수교장로회총회와 예장 통합측경북노회.동노회.남노회 등으로부터 3배수를 추천받은 후 대구시와 외부인사로 구성된 선임위원회에서 능력과 참신성을 고려, 새 이사를 뽑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김모 목사 등 기존 이사 3명은 대구시 신현자 보건복지여성국장과 관련있는 인사 2명이 새 이사에 선임됐다며 진정을 했고, 대구시는 터무니없는 얘기라고 반박했다. 이들은 "노회의 추천을 받지 않고새 이사가 된 의사 박모씨는 신 국장과 같은 교회에 다니는 장로이며, 또다른 한명은 신 국장의 혈육과 같은 교회에 출석하는 장로"라며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대구시는 "선임위원회에서 병원운영에 경험있는 인물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의사 한명을 선임했으며, 또다른 이사 한명은 노회의 추천에 포함된 인물이라 선임했을뿐"이라 밝혔다.

▨이사장 선출 해프닝

대구시는 지난달 17일 첫 이사회를 열고 이사장에 이흥식 경북노회장을 선출했지만, 일부 이사들이 투표 과정에 대한 이의를 제기했다. 이들은 "대구시가 이사회 개최를 통지하면서 이사장 선출에 대한 얘기를 꺼내지도 않았고, 정관에 맞지않은 투표 과정을 거쳤다"고 밝혔다.

이들의 문제 제기가 계속되자 대구시는 오는 4일 이사장 선출을 위한 이사회를 새로 열기로 했다.대구시는 "이흥식 경북노회장이 원활한 운영과 이사간의 신뢰조성을 이유로 사퇴를 표명하는 바람에 다시 이사장을 뽑게 됐을뿐, 잘못은 없다"고 밝혔다. 어쨌든 대구시가 이사회를 무리하게 진행, 일부 이사들의 이의제기에 빌미를 줬다는 비판은 피할 수 없을 것 같다.

▨무엇이 문제인가

이번 사태를 바라보는 기독교인들은 지난 40여년간 재단과 원생, 재단이사들간의 내분으로 끊임없이말썽을 빚어온데 대한 연장선상에 있다는 얘기를 한다. 이제까지 기독교계에서는 애락보건병원이 예장 산하 재단법인인데도 불구하고, '복마전'처럼 운영을 해왔다고 비판해왔다.

원생은 70, 80대 노인 36명에 불과하지만,재단재산이 대구와 경북 일대 토지 산 전답 등 10여만평에 수천억대에 이르고 있기 때문.대구시가 관선 이사 인선을 통해 중단상태에 있는 애락보건병원의 신축 등 운영 정상화에 나섰다가 기존 이사들의반발에 부닥치고 있다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대구시가 기독교 지도자 4명과 의사 등 새로운 인물을 대거 영입, 애락보건병원이 원생과 대구시민을 위한시설로 거듭날 것이라는 전망도 많다. 이사로 선임된 한 노회장은 "기독교 재단을 정상화시켜야 한다는 사명감을가진 이사들이 많아 예전과는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장담했다.

박병선기자 lal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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