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輸出 11개월째 하락, 대비책 없나

지난달에도 수출이 9%가량 줄어 11개월째 마이너스 행진을 기록했다. 이제 수출은 마치 내리막길 기록 경쟁을 하고있는 것 같다. 산업자원부에 따르면 1월 수출은 115억2천만달러로 지난해 1월보다 8.9% 감소했다.

물론 수출 감소율이 지난해 5월 이후 처음으로 두자릿수에서 한자릿수로 낮아졌고 우려하던 1월 적자도 간신히 1억8천만달러 흑자로 턱걸이에 성공했지만 이를 수출 회복의 신호로 보기 어렵다는데 문제가 있다.

특히 속내를 들여다보면 경기 조기회복론이 무색할 지경이다. 먼저 미국, 중국에 이어 우리나라 세번째 주요 시장인 일본지역의 수출 감소는 치명적이다. 미국, 유럽연합, 아세안이 20%대의 감소를 보인데 비해 일본은 47%나 급감했다는 것은 인접 국가인 만큼 충격 효과는 배가된다.

물론 최근 엔화의 평가절하 때문이지만 당분간 엔저(低)가 개선될 조짐을 보이지 않고있다는데 문제가 있다. 엔화는 달러당 135엔대로 추락했으며 최근 뉴욕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에서도 "일본 경제는 종착역에 도착했다"고 분석될만큼 일본 경제의 회복 가능성은 낮아보여 우리의 대일(對日) 수출 전략을 근본적으로 흔들어 놓고있다.

또 하나는 설비투자가 여전히 휴면 상태라는 점이다. 1월 흑자도 수출 활성화 때문이 아니라 자본재 수입이 16.2%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내수만으로 경기 회복을 추구할 수는 없다. 최근의 내수 진작은 부동산 열기와 증권시장 붐, 월드컵 경기를 둘러싼 기대 심리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실물경제가 뒷받침 되지않으면 자칫 거품으로 연결될 수 있는 소지가 많은 것들이다.

미국의 그린스펀 연준(聯準)의장은 최근 미국 경기가 재차 하락하는 '더블 딥'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엔저에다 북·미관계 긴장, 미국의 재정적자 우려 등 세계적 난기류가 거세지고 있다. 'U자' 회복론에서 'W자'회복론이 점차 신뢰를 얻고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우리도 너무 낙관론에만 급급하지 말고 제2의 침체에 대비하는 지혜를 보여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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