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영세민아파트 관리비 더 비싸

영세민을 위한 영구임대아파트의 관리비가 일반 아파트보다 훨씬 비싸 무더기 체납 사태를 낳고 있다.

이는 영구임대아파트 관리 직원들의 인건비와 난방비가 다른 곳보다 높은 데다 입주자들의 의사를 반영시킬 조직을 대부분 갖추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대구 수성구 ㅇ 영구임대아파트 12평형에 사는 박모(56·여)씨의 지난해 12월분 아파트 관리비는 8만2천520원으로 평당 6천876원꼴이어서, 인근 ㅊ아파트의 25평형 평당 관리비 6천475원 보다 401원이 더 많다.

이는 ㅇ아파트 관리사무소 직원 64명의 1인당 월 급여가 75만원 선으로 ㅊ아파트 40명의 평균 65만원보다 10만원이 더 높고, 난방비도 이곳은 평당 3천216원이 치여 ㅊ아파트의 평당 2천772원에 비해 훨씬 많기 때문이다.

박씨는 "이곳 평당 인건비(1천547원)는 인근 일반아파트(828원) 보다 두배나 비싸다"고 말했다.

아파트생활문화연구소가 3년전 여름에 300세대가 넘는 대구지역 아파트단지 중 96단지를 골라 관리비를 조사한 결과에서도 영구임대아파트는 평당 4천275원으로 일반아파트의 3천629원보다 17.8% 비쌌다.

한 영구임대아파트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대구시내 14개 영구임대아파트는 모두 중앙집중식 난방을 실시하고 있기 때문에 도시가스를 쓰는 일반아파트보다 30%이상 비쌀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관리비 체납이 급증, 대구시 북구 한 영구임대아파트 경우 지난해 12월 전체 1천862가구 중 326가구가 관리비(8천449만원)를 못냈으며, 수성구 ㅇ아파트도 현재 관리비 체납이 전체 2천863가구중 500여가구이며 3개월이상 관리비가 밀려 단수조치를 당한 경우가 100여 가구에 달하고 있다.

ㅇ 아파트 12평형에서 두 외손자와 9년째 살고 있는 이모(54·여)씨는 "정부에서 매달 지원하는 16만원과 자활도우미로 버는 20만원이 소득의 전부지만 지난달 아파트관리비 9만4천560원, 월 임대료 4만5천300원, 전화비 5만원을 내고 남은 10여만원으로 한달을 살았다"고 말했다.

강현구 아파트생활문화연구소 사무국장은 "현행법상 영구임대아파트 임차인대표회의가 의사결정권이 없는 단순 협의체에 불과하다보니 대구시내 14개 영구임대아파트 중 대표회의를 구성한 아파트는 단 한 곳"이라며 "임차인대표회의가 의사결정권을 행사해 투명한 관리비 운영에 참가할 수 있도록 하는 법적 장치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상준기자 all4you@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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