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은 옛부터 명절 중의 명절로 1년중 가장 즐거운 날이다.조상들에게 차례를 올리며 한해의 평안과 풍년을 기원하고 민속놀이를 즐기면서 액을 보내고 복을 맞는(送厄迎福) 명절이다.오늘날의 사람들은 교통체증에 시달릴걸 뻔히 알면서도 '수구초심(首丘初心:고향을 그리는 마음)'으로 고향길을 달려간다. 명절은 바쁜 일상에서 잠시 해방돼 흩어진 가족이 함께 모여 안부를 묻고 정을 나누는 '약속의 시간'이기 때문이다.
♣세배와 덕담
예절은 시대에 따라 변한다. 그러나 최소한의 기본 예절은 있다. (사)예절원의 채일선 원장의 도움말로 세배와 덕담을 할 때 기본적인 상식과 유의해야 할 점을 알아본다.
△세배에 대한 상식=아랫사람이 어른에게 세배할 때 "절 받으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등의 말을 먼저해서는 안된다.또 병환 등으로 누워있는 어른에게는 절대 절을 하지 않는다. 어른에게 세배할 때는 정면보다는 약간 대각선으로 절을 하는 게 예의.
세배(평절)를 할 때는 손을 공손하게 맞잡고 손끝이 상대를 향하게 하지 않는다. 이 때 남자는 왼손, 여자는 오른손을 위에 놓는다.옛날에는 갓을 썼기 때문에 양손을 머리 옆으로 벌려 절을 했지만 요즘은 공손하게 손을 맞잡는게 좋다.
절을 올린 뒤에는자리에서 일어섰다가 어른이 앉으라고 하면 앉는다. 앉을 때는 남자는 양손을 무릎 위에 두고 여자는 오른손을 위로하여 무릎에 놓는다.절은 아랫사람만이 하는 게 아니다. 제자나 친구의 자녀, 자녀의 친구, 연하자라도 상대가 성년이면 반드시 답배를 해야 한다.
△덕담은 상대를 편안하게=입시생이나 노총각, 노처녀들이 설날 친척 집 등에 인사 가는 것을 싫어하는 경우가 많다."어느 대학에 합격했느냐", "나이가 찼는데 올해는 결혼해야지" 등의 덕담은 자칫 상대방을 불편하게 할 수 있다. 아무리 좋은 뜻으로 한 말이라도 상대방의 기분을 나쁘게 한다면 덕담이 아니다.
그동안 어른들이 아랫사람에게 하는 덕담은 거의 공부나 입시, 승진, 결혼 등으로 제한돼 왔다. 올해는 덕담의 내용을 한 번 바꿔보면 어떨까. 요즘 최대의 화제인 '건강과 금연'에 대한 덕담도 좋겠다. 아랫사람의 건강 상태를 물어보고 적절한 운동을 할 것을 권유해 보자. 상대가 기혼자라면 가족화목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어린이나 청소년들에게는 용기와 희망을 줄 수 있는 칭찬 한마디가 큰 선물이 될 것이다.
△이웃과 직장에서도 설 인사를=설날을 기회로 평소 인사를 나누지 못한 이웃에게 인사말을 건네보자.엘리베이터나 골목길에서 안면이 있는 이웃을 만나면 목례를 하면서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고 인사를 나누면 앞으로 마주쳐도 쑥스럽지 않을 것이다.
직장에서도 간단한 세배를 해보자. 연휴 이후 첫 출근을 한 뒤 아랫사람이 먼저 상사를 찾아가 선 채로 허리를 45°숙여 세배를 하면 된다. '자식이 아니라면 절은 공짜가 없는 법'. 아랫사람이 세배를 하려고 하면 상사는 의자에서 일어나 답배를 해야 한다.
♣여자도 즐거워질 수 있는 명절 만들기
명절이면 남자는 앉아서 술상을 받거나 '아랫목'을 차지하고 여자는 왼종일 부엌에서 동동거려야할 경우가 많다. 부담스런 명절 부엌일로 상당수 주부들은 '명절 증후군'을 앓는다. 여자도 즐거울 수 있는 명절 분위기를 만들어 보자.
△차례음식 나눠 장만하기=차례에 쓸 음식 목록을 만들어 형제자매들이 분담, 각자 집에서 만들어 온다. 이 때 다른 사람이만들어 온 음식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평을 하면 오히려 가족 불화를 초래할 수도 있다.
△명절 가사 분담하기=대부분 가정에서 남자들이 기껏 도와준다고 하는 일이 차례상에 올릴 밤을 치는 일이거나 진설(차례상에 음식을 올림)하는 수준. 명절에는 장보는 일부터 음식을 장만하고 차리는 일, 집 안 청소 등 가사 부담이 많다. 가족이 함께 모여 할 일을 분담한다.
△음식을 줄이고 가족이 함께 하는 시간을 갖자=차례 음식을 만드는데 하루 온종일 걸리는 경우가 많다.음식의 양과 종류를 합리적인 선에서 가능한 줄이고 모처럼 모인 가족이 오붓하게 즐길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하자.설 전날 오후나 설날 차례를 마친뒤 놀이공원이나 노래방에 가기도 하고 집에서 윷놀이 등을 하며 명절을 즐긴다.
김교영기자 kimky@imaeil.com
댓글 많은 뉴스
나경원 "李 장남 결혼, 비공개라며 계좌는 왜?…위선·기만"
이 대통령 지지율 58.6%…부정 평가 34.2%
트럼프 조기 귀국에 한미 정상회담 불발…"美측서 양해"
김기현 "'문재인의 남자' 탁현민, 국회직 임명 철회해야"
주진우, 김민석 해명 하나하나 반박…"돈에 결벽? 피식 웃음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