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대통령이 북한을 이란, 이라크와 함께 '악의 축'으로 지목한 후 미국 지도부의 대북 강경발언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북한 미사일 문제가 북·미관계의 최대쟁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은 북한의 미사일 개발 및 수출 활동에 대한 총체적인 감시 체제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북한 미사일이 왜 문제가 되고 그 개발 능력과 규모는 어느 정도인지 알아본다.
▲왜 미사일이 문제인가=이미 한반도 전역을 커버하는 스커드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는 북한이 일본을 포함한 동아시아 및 미국 본토까지 도달 할 수 있는 미사일을 개발한다는 사실은 북한의 핵무기 개발 의혹과 맞물려 미.일에게 민감한 사안이 아닐 수 없다.
일본은 대포동 1호가 일본을 건너 일본 동해안에 떨어졌다는 사실은 일본 전역이 북한 미사일의 사거리 안에 들어간 것으로 판단,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이는 일본 보수주의자들을 자극해 재무장으로 이어지고 이에 상응해서 중국이 군비증강에 나설 경우 21세기 세계전략을 구상하는 미국에게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되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은 이미 대량의 화학 및 생물학 무기를 보유하고 있는 것이 확인된 상태에서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이 중동 지역의 테러리스트들의 수중에 들어가거나 미본토를 겨냥할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와 함께 세계적으로 핵무기 및 미사일 기술의 확산으로 이어질 가능성에 대해서도 우려하고 있다.
▲미사일 개발 어디까지 왔나= 지난 60년대 말부터 시작된 북한의 미사일 개발은 현재 연간 100여기의 스커드 미사일 생산능력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북한은 70년대에 소련과 중국의 미사일 개발계획에 참여해 기술을 획득한 후 76년 스커드B를 역설계 방식으로 자체개발에 착수, 84년 시험발사에 성공했다. 그 후 개량형 스커드B와 스커드C, 노동.대포동 미사일 등으로 개량.발전시켜 왔다.
98년 8월 대포동 1호 장거리 미사일(북한측에선 위성발사 주장)을 시험 발사했던 북한은 국제사회의 압력이 고조되자 2003년까지 발사를 유예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북한은 그동안 대포동 2호(사거리 4천~6천㎞)를 비밀리에 개발해 왔음이 밝혀졌다.
영국의 한 연구소에 의하면 북한은 사거리 6천㎞의 대포동 2호 미사일을 발사할 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10년 이내에 사거리 1만㎞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개발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사거리 500㎞ 미사일은 북한에서 남한 전 지역에 도달할 수 있으며 1천~1천500㎞의 미사일은 일본의 주요도시와 주일미군기지, 1천500~2천500㎞의 미사일은 동북아시아의 미군기지, 4천~6천㎞의 미사일은 알래스카와 태평양의 미군기지, 6천㎞ 이상이면 미국본토에 도달할 수 있다.
▲미사일 협상=북한은 매년 5억달러 정도의 스커드 미사일을 중동국가에 수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북한은 이란, 시리아 등에 플랜트 방식으로 미사일을 수출해 오다가 93년 이후 미국 등 서방국가들의 미사일 판매 중지 압력에 따라 부품을 수출, 현지에서 조립생산하는 방식으로 전환했다.
2000년 7월 콸라룸푸르에서 진행된 북.미간 제5차 미사일 협상에서 북한은 미사일 부품과 기술 수출을 중단하는 대가로 미국에 연간 10억달러씩 3년간 총 30억달러 보상을 요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후 북.미간의 협상은 계속돼 미국으로부터 10억달러 상당의 지원을 받기로 클린턴 행정부와 거의 합의를 보았으나 부시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이같은 논의는 거의 중단됐으며 시리아, 이집트, 리비아 등에 대한 북한의 미사일 수출은 계속되고 있다.
최재수기자 biocho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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