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8일 미국과의 대화용의를 표명하고 나서 조지 W 부시 미국대통령의 북한에 대한 '악의 축' 언급 이후 경색된 한반도 정세가 진정국면에 접어들 지 주목된다.
박길연(朴吉淵) 유엔주재 북한대표부 대사는 8일 AP통신 등과의 회견에서 부시대통령의 '악의 축' 발언에도 불구, "언제든지 미국과 대화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혀 대화제의에 '침묵'으로 일관하던 북한이 태도를 변화하는게 아니냐는 관측을낳았다.
이와 관련,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고 북미대화를 유도하기 위한 남북한과 미국, 일본 등 주변국간 연쇄접촉도 본격화되고 있다.우선 지난달 29일 부시 대통령 국정연설 이후 급격히 경색된 북미간에 대화 돌파구 마련을 위한 물밑접촉 흐름이 감지되고 있다.
북한측은 부시 대통령의 '악의 축' 언급에도 불구하고 스티븐 보즈워스 전 대사를 비롯한 전직 주한미대사 4명의 방북을 초청, 한반도 문제 전문가인 이들 4명의 전직대사들이 오는 23~26일 방북할 것으로 전해졌다.
방북전 미 국무부 및 우리측과 비공식 접촉을 가질 것으로 알려진 이들은 방북기간에 김계관(金桂寬) 외무성 부상 등 북한 고위관계자들을 만나 북미대화 재개를 종용하고 북측의 메시지도 받을 것으로 보여 방북결과가 주목된다.
또 부시대통령 국정연설 후에도 미국-북한간의 상시적인 '뉴욕채널'이 끊이지 않고 계속 가동중이며, 부시 대통령 연설내용과 미국의 대북정책에 변화가 없다는 점도 전화, 팩스를 통해 북측에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연일 대북 강경발언을 쏟아내던 미국측 움직임에도 변화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미 정부관계자는 8일 한국특파원단과의 간담회에서 "북한이 미사일 및 재래식무기 이슈와 관련해 대화를 진행, 북미관계가 증진되면 북한은 국제사회로 부터 이득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대화재개시 북한에 '당근'이 제공될 것임을 분명히 했다.
이는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이 지난 5일 상원외교위에서 거듭 밝힌대로 "우리는 북한이 테이블로 다시 나오기를 결정하면 언제든 대화를 재개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이제 공은 북한쪽에 있다"는 말과도 일맥상통한다.
그러나 이같은 일련의 흐름을 당장 북미간 대화의 재개나 부시 행정부의 대북강경정책 완화로 받아들이기는 힘들다는 분석이 적지 않다.박길연 대사의 이날 회견 내용이 부시 대통령의 국정연설 이후 북한측이 대화재개 희망을 표시한 첫 언급이기는 하지만 '동등한 입장'을 여전히 강조하는 등 기존입장을 되풀이한 측면이 많기 때문이다.
박 대사는 이와 관련, 부시 연설에 대해 "선전포고나 다름없다"고 반발하며, 미국이 협상도 하기 전에 조건부터 내거는 것은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는 기존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정부 당국자는 이같은 박 대사의 언급에 대해 "북한이 일단 미국을 자극하지 않고, 적대시하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보내려 한 것 같다"고 말했다.진정 조짐을 보이는 한반도 정세는 그러나 부시 방한을 전후한 미국 고위관료들의 대북 강경발언이나 부시 방한시의 언급 한마디에 의해 다시 방향이 틀어질 수도 있는게 사실이다.
정부가 일본, 중국, 러시아 등 주변국을 활용한 대미, 대북 설득에 더욱 주력키로 한 것도 이같은 인식을 반영하는 것이다.정부는 미국의 대북강경기조 완화를 위해 오는 19일 방한직전 부시 대통령이 방문할 일본과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판단, 협조를 요청했고 "동북아 지역 안정을 위해서는 한반도의 긴장조성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을 갖고 협의해 나가겠다"는 답을 일본으로부터 받았다.
정부는 또 김정일(金正日) 북한국방위원장의 생일(2.16)에 맞춰 특사로 방북할 콘스탄틴 풀리코프스키 러시아 극동지구 대통령 전권대표를 통해 '대화 참여'를 바라는 우리 정부의 메시지를 북한에 전달하는 등 중겥??상대로 한 외교도 강화하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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