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은 오는 20일로 예정된 한미 정상회담 준비에 이번주 대부분을 할애할 것이라고 한다. 매일 적게는 2~5개 정도의 공식 일정을 소화해오고 있는 김 대통령이 이번 주들어 일정을 대폭 축소한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김 대통령이 이처럼 '노심초사'하고 있는 이유는 부시 대통령의 '악의 축' 발언 이후 북·미관계가 풀리지 않을 경우 대북 화해협력정책과 이의 추진을 위한 4강 외교가 차질을 빚으면서 임기 후반기 외교정책이 큰 시련에 봉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김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담이 한반도 정세의 안정 여부를 가늠하는 분기점이라고 보고 미국의 강성기조를 누그러뜨리면서 우리 입장을 최대한 살리는 데 초점을 맞춘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이번 정상회담에서 부시 대통령이 이전보다 특별히 진전된 정책을 내놓지는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강해 김 대통령의 고민은 깊어가고 있다.
부시 대통령이 북한을 '악의 축'이라고 공개 지목한 상황에서 이전과는 다른 기조의 대북정책을 내놓거나 진전된 입장을 밝히기는 어려울 것이라는게 외교전문가들의 일치된 지적이다.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의 "북한과의 전쟁에 돌입할 계획은 없다"는 12일 발언을 들어 미국 정부내 강경기류가 조금 누그러지는 것이 아닌가하는 관측들이 나오고는 있지만 대량 살상무기의 해결문제가 제대로 풀려가지 않을 경우 미국 정부의 대북 강경자세에 변화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김 대통령은 이번 회담에서 한미 동맹관계의 재확인과 대북 포용정책에 대한 미국측의 지지를이끌어내면서 가장 큰 현안인 대량살상무기의 해법에 대해 자신의 생각이 부시 대통령의 생각과 다르지 않다는 점을밝힐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김 대통령은 문제해결의 대원칙으로 대화를 강조하면서 6·15 남북정상회담에서 언급한 대로 "북한 핵·미사일 문제는반드시 해결돼야 하며 북미간 대화가 이뤄져야 남북간의 문제도 해결될 수 있다"고 밝히는 선에서 우리측 입장을 세우는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이번 정상회담은 대화를 통한 해결이라는 기존 입장의 재천명 이외에 대량살상무기 문제의 구체적 해결방안에는 이렇다할 진전방안을 찾지 못한 채 끝날 것이라는 전망이 무게를 얻어가고 있다.
정경훈기자 jgh0316@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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