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일 열리는 김대중 대통령과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간의 정상회담은 부시 대통령 취임 이후 표류 중인 남북관계의 복원은 물론 한반도의 안정과 평화 지속 여부를 결정하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우리 정부는 이번 회담에 대해 낙관도 비관도 하지 않는다며 신중한 자세를 보이면서도 전체적인 맥락에서미국 행정부가 우리 정부의 대북 포용정책과 대화를 통한 문제해결이란 원칙을 지지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부시 대통령이 한.중.일 순방에 앞서 가진 기자회견은 대량살상무기나 북한의 투명성 등과 관련해 미국 행정부의 대북 강경자세는 불변임을 드러내 주었다. 따라서 이번 회담이 우리측의 은근한 기대 대로 성공리에 끝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는 실정이다.
△대량살상무기(WMD) 문제=회담의 최대 현안이다. 미국 행정부의 자세는 '절대 용납할 수 없다'는 것이다.부시 대통령은 한.중.일 순방에 앞서 15일 가진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WMD 확산을 중단하지 않는 한 최악의 상황을 가정할 수밖에 없다"며 이 점을 분명히 했다.
부시 대통령은 북한의 WMD 확산 문제에 대한 미국의 인식과 대응책에 한국이 동의해줄 것을 강력히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우리 정부의 대응방안은 별로 없는 실정이다. 김 대통령은 WMD 문제에 대해 우리 정부도 매우 우려하고 있으며조속한 해결이 필요하다는 원론적 입장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 문제는 어디까지나 대화를 통해 해결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부시 대통령의 공감을 이끌어내는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재래식 무기=부시 대통령은 회견에서 "(북한과) 대화를 하게 되면 휴전선에서 한국을 겨냥한 무기를 치우라는 것을 강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미국이 핵.미사일 문제는 미국이, 재래식 무기는 한국이 주도적으로 해결한다는 기존의 방침에서 벗어나 앞으로 북한의 무기는 대량살상무기든 재래식 무기든 모두 미국이 관여하겠다는 입장 전환의 시사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에 따라 북한의 재래식 무기도 핵.미사일 못지 않게 이번 회담에서 비중있게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우리 정부는 한.미 역할분담론에서 벗어나는 것일 뿐만 아니라 재래식 무기의 후방이동 문제는 남북 당사국간 신뢰구축조치가 마련된 뒤에 논의할 문제라는 입장이어서 한.미간 이견도 예상된다.
△대북정책=이번 회담에서도 부시 대통령은 햇볕정책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힐 것으로 예상된다.그러나 부시 대통령은 15일 회견에서 "햇볕정책을 지지하지만 환상은 갖고 있지 않다"며 "햇볕정책이 실현되면 북한사회도 달라질 것으로 확신하나 WMD를 확산시키고 미국과 우방을 위협하면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북한의 태도변화가 전제되어야 함을 강조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번 회담에서도 같은 입장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우리 정부도 미국 행정부의 이같은 조건부햇볕정책 지지에 특별한 반대입장을 내세우지는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경훈기자 jgh0316@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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