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金대통령 '실전' 방불 토론점검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과의 20일 한미 정상회담에 대비해 한달 전부터 준비를 해왔으며, 정부 고위 외교당국자들과 '실전'에 가까운 토론점검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0…청와대 고위관계자는 19일 "김 대통령은 한달 가까이 최성홍(崔成泓) 외교장관, 임동원(林東源) 외교안보통일특보, 임성준(任晟準) 외교안보수석 등으로부터 보고를 받았다"면서 "특히 4차례에 걸쳐 토론점검을 했다"고 말했다.

특히 김 대통령은 임 특보 등과의 토론시 "내 얘기를 최종적인 방침으로 생각하지 말고 다른 생각이나 판단이 있으면 서슴없이 밝히라"고 주문함으로써 다른 참석자들이 기탄없이 의견을 개진할 수 있도록 배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토론점검은 마치 부시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리허설 처럼 진행됐다는 후문이다.

고위관계자는 "김 대통령이 자료만 검토하지 않고 고위 외교당국자들이 참석하는 토론점검까지 한 이유는 단순한 정보와 사실보고만으로는 한미 정상회담에 능동적으로 임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0…김 대통령은 정상회담후 모두발언과 도라산역 연설문의 작성에 상당한 공을 들여 19일 원고를 완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모두발언은 3∼4분, 도라산역 연설은 약 6분 분량이며, 이들 연설문은 외교안보수석실과 공보수석실의 건의내용을 토대로 김 대통령이 직접 가필했다는 후문이다.

도라산역 연설은 경의선 문제 뿐만 아니라 대북관계, 한반도 정세 등을 포괄하는 내용이 될 것이라는게 청와대 고위관계자의 전언이다.

김 대통령은 또 부시 대통령의 일본방문 연설과 발언 내용에 대해서도 꼼꼼하게 점검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0…청와대 고위관계자들은 김 대통령과 부시 대통령간 만남이 지난해 3월 워싱턴 정상회담, 지난해 10월 중국 상하이(上海)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이어 3번째인 만큼 인간적인 신뢰를 바탕으로 허심탄회한 대화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였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지난해 3월 워싱턴 정상회의에선 서로 얼굴을 익히고 구상을 나누는 자리였지만 10월 상하이에서는 서로를 많이 이해하고 배려하는 모습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양국 정상은 모든 문제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나눌 것"이라고 말했다.

0…청와대는 일부 외신에 '한국이 반(反) 테러전쟁에 대한 지지도가 제일 낮은 국가'라는 지적이 제기된데 대해 즉각 반박하고 나서는 등 매우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박선숙(朴仙淑)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김 대통령은 9.11 테러사건 직후 부시 대통령과 전화통화 등을 통해 확고한 반테러 의지를 표명했으며 여러 우방과 함께 대(對)테러 국제연대에 참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 대변인은 또 "우리 국민의 테러에 대한 반대의사는 어느 나라 국민보다 확고하다"면서 "특히 동족상잔의 비극을 겪었던 우리 국민으로서는 무력이나 테러가 어떤 참혹한 결과를 가져오는 지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외교당국자들은 회담의 결과를 어떻게 예측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낙관도비관도 하지 않는다. 끝까지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고 말하는 등 매우 조심스러운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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