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드라마 천하에 오염되는 방송

최근 공중파 방송이 드라마 편성비율을 부쩍 늘리면서, 드라마 '과잉'에 따른 부작용이 적지않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SBS는 오는 3월 2일부터 특별기획 드라마 '유리구두'를 매주 토, 일요일 오후 9시 50분에 방송한다. 현재 주말드라마로 매주 토, 일요일 오후 8시 50분 '화려한 시절'을 방송하고 있는 SBS는 오는 3월부터는두편의 주말드라마를 시청자들에게 동시에 선보인다.

SBS는 지난해부터 '허니허니', '여고시절' 등 드라마의 범주에 속하는 주간 시트콤의 편성을 대폭 늘리고 있는 실정이기도 하다.공영방송을 표방하는 MBC와 KBS 또한 드라마 편성비율을 높이는데 열을 올리고 있기는 마찬가지.

MBC는 지난해 가을개편에서 주간 시추에이션 드라마 '우리집'을 새로 편성하는 한편, 시트콤 '연인들'을 매주 월, 화요일 오후 11시에 방송하고 있다.

KBS 2TV는 지난해 가을개편 이후 매주 월~금요일 방송되는 시추에이션 드라마 '여자는 왜'와 함께 수사드라마'203특별수사대'를 방송하고 있다.

최근 드라마 편성비율 급증에 따른 문제점도 한두가지가 아니다. 우선 각 드라마의 완성도가 떨어진다는 점을꼽을 수 있다. 드라마의 완성도 하락은 늘어나는 제작편수에 비해 충분한 인력과 시설 등 인프라가 구축되지 못했기 때문.

또 웬만큼 눈에 띄는 젊은 연기자들은 2, 3편의 드라마에 겹치기 출연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능력있는중견 연기자들의 경우에는 그 정도가 더 심해진다. 이는 곧 시청자들의 식상감을 자아내는 한편, 연기자들의 타성적인 연기로 인해 드라마의 완성도를 떨어뜨리는 데에도 적지않은 역할을 한다.

각종 드라마의 소재 및 갈등구조가 비슷비슷하고, 과거에 봤던 드라마를 또 보는 것 같다는 지적이나오는 것도 인프라에 비해 드라마 제작편수가 너무 많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일부 인기 드라마작가들의 경우, 충분한 재충전의 시간없이 새로운 드라마에 투입되면서, 신선한 볼거리에 대한 시청자들의 요구를 외면하는 경우도 많다.

드라마 '과잉' 편성이 야기하는 또 다른 문제점은 시청자들이 TV를 통해 세상의 다양한 측면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원천적으로 봉쇄한다는 점이다. 드라마가 시청률 수호의 첨병으로 전진배치되다보니, 각 방송사들은 공들여 제작한, 유익한 교양 프로그램의 방영시간대를 심야시간대로 늦춰지는 경우가 많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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