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대통령 처남도 不實벤처 물의

김대중 대통령의 막내 처남인 이성호씨가 벤처 기업인 핸디택 코리아를 위해 창업식에 장관과 유력 국회의원을 초청하여 투자 유치를 도왔다. 그러나 이 회사가 지난 해 11월 오너가 회사 돈을 챙겨 중국으로 도주함으로써 일반 투자자에 막대한 피해를 입혔다. 대통령 친인척 물의가 끝없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이 벤처회사에 주식을 산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대통령의 처남인 이씨 이름을 믿고 주식을 사들였다"고 말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이므로 만약에 이씨가 투자유치 대가로 돈이나 주식을 받았다면 이는 형사적 책임도 물어야 할 것이다. 적어도 상식적으로는 어떤 형태로든 대가를 받았다고 본다. 따라서 이 부분에 대해서 수사당국은 조사를 하지 않으면 안된다.

투자자들의 피해 금액은 정확하게 밝혀지지는 않았으나 조선일보 보도에 의하면 장부상으로는 지난 2000년 설립이후 219명의 투자자가 지난해 7월까지 30억6천만원으로 되어 있다. 그러나 회사 관계자들의 말로는 90억원이 넘게 들어왔다고 소문나 있었다고 했다. 어떻든 피해 정도가 작은 것은 결코 아닌 것이다.

특히 창업식 자리에는 당시 김윤기 건설교통부 장관과 민주당의 정대철 김원기의원 등이 참석했으니 일반 국민으로서는 건전 기업인지 부실 기업인지를 가려내기가 어려웠을 것이다. 게다가 대통령 처남인 이씨가 축사까지 했으니 더욱 그러했다.

그런데 실제 이 핸디택 코리아는 대통령 처남 이씨의 중.고교 후배인 대표이사와 여비서 그리고 운전기사 등 직원이 3명뿐인 회사였다. 모기업인 핸디콤 코리아도 코스닥 상장계획을 밝혔으나 상장하지 못했으며 매출실적도 허위로 꾸몄다가 서울 반포세무서에 고발당하기도 한 회사다.

따라서 이 회사 관계자의 말처럼 "벤처 사기극이라고 해도 할 말이 없게 됐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쏟아지는 대통령 친인척 비리와 이에 따른 국민적 의혹을 해소해주기 위해서도 친인척 비리에 대한 특검을 실시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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