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동네서 찾는 삶의 여유

하반기부터 도입되는 주5일제 근무. 늘어나는 여유시간 만큼 해보고 싶은 것들도 많지만 삶의 여유를 찾으려는 욕구가 으뜸을 차지한다.

이런 가운데 한동네에 사는 주민들에게 품위있는 음악과 다양한 교양강좌를 들려주는 작은 문화공간이 생겼다.

연초에 대구시 수성구 범어동에서 문을 연 범어문화관(053-746-0405)이다. 두어달 동안의 준비 끝에 요일별 문화특강을 짠데 이어 지난 2일 오후 5시에는 개관을 기념하여 작은 음악회를 열었다.

김완준 대구예술대 교수(대구시립오페라단 감독)의 해설로 소프라노 신미경 이정아, 테너 여정운, 바리톤 이인철, 김일수 다운비트 재즈연주단장 등이 출연, 봄을 주제로 한 우리 가곡들을 연주했다.

소품 연주가 가능하도록 지어진 매장을 무대로 꾸미고, 연주자들은 여느 공연때와 마찬가지로 최선을 다했다. 30여평의 객석을 가득메운 70여명 관객들은 라이브 연주를 들으며 즐거워했다.

연주자들의 표정을 그대로 읽을 수 있는데다가 현장감이 있어서 연주자들은 어렵지만 관객들은 행복하다.

"연주자의 숨소리까지 느낄 수 있어서 가족음악회 같은 느낌을 받았다"는 김정호(56)씨는 "멀리 떨어진 무대 위의 연주보다 훨씬 재미있고 즐거웠다"고 말했다.

범어문화관에서는 매월 마지막 토요일 성악과 실내악, 국악을 중심으로 동네 음악회를 개최하고 매주 수요일 음악감상회, 목요일 꽃꽂이, 금요일 아로마 향기요법 등을 주제로 한 무료문화강좌를 연다.

별도의 공간이 없고, 지하의 일본 도자기, 1층의 천연염직 아라가야 매장을 문화공간으로 개방하는 탓에 다소 불편한 감도 없지 않다.

이옥주대표는 "주부들의 라이프 사이클에 맞춘 문화프로그램을 운영할 방침"이라며 "편하게 문화공간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정지화기자 jjhw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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