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아침 서울과 마닐라에서 탈북자들의 서울 도착 일정이 18일 오후로 확정됐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마닐라 아키노공항 인근 시설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탈북자 25명은 급속도로 안정을 찾았다는게 현지 관리들의 평가.
한국과 필리핀 정부의 보호속에서 하룻밤을 지낸 이들은 아침에는 계란과 빵,우유, 컵라면 등으로 식사를 마쳤고, 점심에는 김치 등 한식메뉴를 위주로 식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탈북자들의 마닐라 도착 때부터 오락가락하던 서울 도착 일정이 당초 우리 정부의 원안대로 필리핀 3박4일 체류로 가닥을 잡자 한국과 필리핀 관리들 간에도 안도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이를 입증하듯 최성홍 외교장관은 손상하 주 필리핀 대사를 통해 필리핀의 테오피스토 긴고나 부통령 겸 외무장관에게 서한을 보내 필리핀 정부가 우리의 희망과 기대를 잘 감안해서 최대한 외교적 노력을 기울여준 점에 사의를 표명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전언.
○…정부가 탈북자들의 건강검진을 위해 16일 오후 파견키로 한 의료진은 의사 박영길(50)씨와 간호사 김명애(29)씨 등 2명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이날 오후 7시 40분에 서울을 출발하는 필리핀항공 PR-469편으로 밤 11시께 마닐라에 도착할 예정이다.
○…손상하 주 필리핀 한국대사 등 현지 대사관 관계자들은 17일 오전 10시(한국시간 오전 11시) 마닐라 마카티가(街) 퍼시픽 스타 빌딩 대사관에서 한국 기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16일 오후 4시께 안전한 장소에 머물고 있는 탈북자들의 근황을 상세히 설명했다.
손 대사는 탈북자들이 임시 머물고있는 안가는 에어컨 뿐아니라 농구시설까지 갖춰져 있어 아이들이 무척 명랑한 표정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어린이들은 한국에 가서 공부하고 싶은게 소원이라고 말했다"면서 "모두 한국으로 간다는데 감격스러워하고 있다"고 40여분간의 대화내용을 소개했다.
○…탈북자들은 대체로 도시락에 된장국으로 식사를 하고 있으며, 어린이들이 컵라면을 2~3개씩 먹는 바람에 오늘 라면을 추가로 제공되기도 했다.
이들은 특히 필리핀 의료진의 검진에 대해서는 상당히 부담감을 가졌으나, 지난 16일 밤 도착한 한국 의료진에게는 "머리가 아프다"는 등 친근감을 표시했다고 손대사는 전했다.
손 대사는 이들이 머물고 있는 장소에 대해서는 여전히 함구한채 "가족단위로 방을 쓰고 있으나 내부에서 이동은 자유스러웠다"면서 "현지 대사관 직원은 안가에 머물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필리핀 정부는 이런 사건이 앞으로 자주 일어날까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필리핀 사정에 정통한 한 외교소식통은 "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비서의 망명 사건이 일어났을 때에는 필리핀이 북한과 수교하기 전이었지만 지금은 사정이 다르다"며 "이번엔 필리핀이 한국의 요청을 받아들였지만 앞으로 이런 사건이 자주 일어날 경우 필리핀이 어떻게 나올지 여부는 아무도 모른다"고 말했다.
한국대사관 관계자들도 "이번엔 필리핀 아로요 대통령의 배려가 있었지만 앞으로 이런 사건이 자주 일어날 경우 어떻게 하나 걱정"이라고 말했다.
○…탈북자들의 건강 상태는 크게 우려할만한 수준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대사관 관계자는 "탈북자들 중 한 명이 약간의 고혈압 증세를 보인 것은 사실이지만 약을 먹은 뒤 금방 상태가 좋아졌다"고 말했다.
손 대사도 "그들은 아직 영양상태가 좋지 않을지는 모르지만 특별히 건강이 나쁜 것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손상하 주 필리핀 한국대사는 17일 밤 마닐라시 마카티가 한국대사관 근처 한국식당에서 국내기자들과 만나 "탈북자들은 18일 분명히 대한항공 편으로 한국에 가게 될 것"이라고 확언했다.
그는 지난해 장길수(18)군 일가족이 애초 대한항공 편을 이용할 것이라는 일부보도와 달리 아시아나 항공 편을 이용한 것은 "필리핀에 왔다가 바로 떠나는 바람에 일정이 급박하게 처리되는 과정에서 생긴 해프닝일 뿐"이라며 "일부러 그렇게 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탈북자들이 비행기 안에서 앞쪽에 몰려 앉게 될 것이라는 일부 보도와 달리 "일반 승객들과 함께 섞여서 앉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17일 낮 아키노 공항 대한항공 사무실에는 휴일인데도 불구하고 직원들이 늦게까지 남아 일하는 등 탈북자들의 출국 준비에 만전을 기하는 모습이었다.
대한항공 직원들은 "휴일에도 한국으로 가는 비행기가 있기 때문에 출근하곤 한다"며 "하지만 내일 탈북자들이 서울로 가는 것 때문에 몇 가지 더 일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탈북자들이 지난 14일 베이징에 있는 스페인 대사관에 들어간 뒤 4일이나 지났지만 국내외 언론의 취재 열기는 별로 줄어들지 않은 채 계속 이어졌다.
필리핀 신문과 방송을 비롯, AP 등 주요 외신은 마닐라에서 필리핀 정부 관계자와 한국대사관 등을 상대로 취재에 열을 올렸다.
국내에서도 연합뉴스는 물론 주요 신문·방송사가 지난 15일 탈북자들이 필리핀으로 도착되는 것과 동시에 마닐라에 기자를 파견, 취재·보도를 했으며 일부 방송과 신문은 16일과 17일 각각 기자를 마닐라 현지에 보내기도 했다.한국 기자들은 대부분 18일 탈북자들과 함께 대한항공 편으로 서울에 돌아갈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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