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로 사람이 오가고 왕조가 스러지고… 옛길을 따라 가다보면 역사가 펼쳐진다'.한반도 남부와 중부 이북을 이어주는 고개, 죽령은 우리 역사에서 어떤 의미일까.
지난 10월 이후 매월 문화탐사를 통해 역사의 현장을 체험하는 지역 전통문화컨텐츠 개발회사 (주)예그린은 24일 '우리 옛길 가보기-죽령을 넘어 한강으로'를 주제로 문화답사를 떠난다.(주)예그린은 인문학 교수.강사 7명이 모여 역사.전통문화 관련 교육과 컨텐츠 사업을 추진중인 벤처기업.
이날 답사 참가자들은 순흥 읍내리 벽화고분-죽령옛길-향산석탑-영춘 온달동굴-영춘온달산성-단양 적성산성-단양적성비 등 옛길을 따라 돌며 선조들의 어제를 더듬어 본다.
죽령에 얽힌 얘기는 이렇다. '죽령을 차지하면 한강을 갖게 되고, 마침내 한반도를 얻게 된다'는 삼국시대의 고사(古事). 2001년 12월 중앙고속도로 완공과 158년 신라 아달라 왕이 죽령을 열어 남북 교통로를 이었다는 '개죽령(開竹嶺)'. 두 사건사이에 시간을 초월한 공통성은 뭘까.
죽령은 고구려와 신라를 이어주는 가장 오래된 교통로로서 두 나라 주민들이 서로 만나 넘나들던 화합의 장이었다.
그러나 6세기 전반 신라 진흥왕의 저돌적인 북진공격으로 죽령은 고구려군과 신라군의 피의 격전지로 변하고, 고구려는 죽령 이북탈환에 국운의 사활을 거는데, 우리가 잘 아는 온달장군은 이 시기에 영토탈환을 위해 (지금의) '온달산성'에서 배수진을 치고 싸우다 목숨을 잃었다 한다.
죽령 주변, 단양 영주 순흥 등지에는 이러한 역사의 현장답게 당시 고구려와 신라의 역사를 보여주는 유적의 흔적이 많이 남아있다 한다.
온달 장군의 가슴 아픈 얘기와 신라 소지왕의 은밀한 로맨스까지….할애비와 손자가, 아낙네와 남정네가 오가던 소담스런 우리 옛길을 이처럼 가던 길을 잠시 멈추고 찬찬히뜯어보면 역사의 자락을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이번 답사는 '고대 교통로로서의 죽령은 우리에게 어떤 의미인가. 중앙고속도로와 개죽령 사이를 관통하는 역사는 무엇인가를 알아보기 위한 여행'.
(주)예그린 김종규 이사(경북대 한국사)는 "단순한 관광이 아니라 역사의 현장을 걸으며 흔적을 찾아나서는 문화답사야말로 현대인들의 옛것에 대한 호기심을 충족시켜주는 문화상품"이라고 말했다.
한편 (주)예그린은 오는 4월28일에는 '평민의병장 신돌석의 활동무대를 찾아서'란 주제로 영덕일원을, 5월26일에는 영주지방의 불교유적을 답사할 계획이다. 홈페이지 www.yegrin.com, 053)941-2584.
최병고기자 cb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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