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나라 시장경선 전망

문희갑 대구시장이 경선 불출마를 선언하자 지역 정가는 향후 빚어질 지 모를 '후폭풍'에 대해 술렁이고 있다. 지역 의원들은 21일 강재섭 대구시지부장의 후원회 직후 별도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나 코앞에 다가온 빡빡한 경선일정(27일 운영위 개최, 4월8일 경선)과 비자금 의혹 여진이 어디로 튈지 모른다는 점에서 말을 아꼈다.

일부 의원들은 경선일정을 연기하더라도 문 시장이 빠진 자리에 다른 후보군을 포함시켜야 한다며 '제3후보론'에 다시 불을 지폈다.

특히 경선출마가 예상됐던 윤영탁 의원은 "대구의 화합을 위해 출마를 준비했으나 의도와는 달리 시장경선을 둘러싸고 각종 잡음과 직간접인 갈등이 생겨나 지역화합은커녕 분열만 제기돼 왔다"며 불출마를 선언, 또다른 파장을 낳았다.

강 지부장은 "아직 진상이 밝혀지지 않았지만 대구 정치권이 단합해야 할 시점에 파문이 빚어져 안타깝다"며 당혹스러워 했다. 그는 "조만간 대구에 내려가 문 시장을 만나 얘기를 들어봐야 하나 최소한 경선에는 나올 것으로 생각했었다"고 해 문 시장의 불출마 선언 직전 모종의 숙의가 있었음을 시사했다.

박창달 의원도 "문 시장 본인이 판단할 문제"라며 "일각에서 제기되는 정치일정 연기는 또다른 잡음이 생겨날 수 있어 신중하게 결정해야 할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박종근·안택수·현승일 의원은 "전혀 뜻밖의 돌발사태로 충격을 금치 못한다"면서 "일단 사태진위를 가려야 한다는 점에서 정치권 차원에서 대책을 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들은 "문 시장이 유력후보 중 한 사람이었음을 감안할 때 경쟁력을 가진 사람을 다시 논의할 필요가 있지 않느냐"며 제3후보론을 끄집어냈다. 문 시장이 무소속으로 출마할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 없는데다 경선출마의 뜻이 있었으나 문 시장때문에 자제한 이들이 있다면 다시 참여시켜야 한다는 논리다.

반면 후보신청서를 접수한 박승국·이원형 의원은 "이제 와서 제3후보론을 다시 논의하자는 것은 논리적으로 맞지도 않으며 갈등만 부추긴다"며 "입학시험을 앞두고 한 응시생이 빠진다고 해서 시험을 연기한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는 반응을 보였다.

이 의원은 "문 시장의 경선불출마는 개인적인 문제며 이를 정치권 전체의 파문으로 볼 수도 없다"면서 "문 시장의 불출마로 경선에 나설 사람이 생기면 정치일정에 따라 참여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 역시 "이제 와서 제3후보를 다시 논의하자는 것은 구태의연한 논쟁만 부추길 것"이라며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김태완기자 kimch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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