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이날 경기에서 1대2로 패한 미국은 지난달 독일과의 평가전때와 마찬가지로 좌우 수비에 많은 문제점을 드러낸 가운데 힘과 스피드를 앞세운 아일랜드의 침투에 측면을 유린당했다.
전반 미국의 포백수비는 중앙에 그레그 버핼터와 에디 포프, 좌우에 제프 아구스와 토니 새니가 포진됐고 후반에는 아구스가 자리를 옮겨 포프와 함께 중앙을 맡고 교체투입된 그렉 배니가 왼쪽을 지키는 형태로 구성됐다.
우선 전반 6분 마크 킨젤라에게 선제골을 내 준 상황에서 미국 수비는 오른쪽을 침투해 들어가던 스티프 핀난을 막지 못한 채 무방비 상태에서 센터링을 허용해 선제골을 내줬다.
이어 미국은 전반 24분 오른쪽 수비수인 새니가 아일랜드의 공격수 로이 킨의 개인기에 눌려 결정적인 센터링을 내 줬고 후반 25분부터 결승골을 내 준 38분까지 체력저하까지 더해지며 숱한 측면공격을 허용했다.
이날 미국의 측면을 지킨 아구스, 새니, 배니 등은 자신들의 뒤쪽으로 침투해 들어가는 2선 공격수의 움직임을 미리 읽지 못했고 스피드와 개인기 모두 아일랜드의 공격수들을 감당하기에 벅찬 모습이었다.
그런 만큼 한국으로서는 스피드와 센터링 능력을 갖춘 이천수, 최태욱 등 좌우 공격수들이 살아난다면 충분히 측면싸움에서 승부를 걸어볼 만 할 것으로 관측된다.
또 지난달 독일전에서 데이비드 레지스와 스티븐 케런돌로를 좌우 수비수로 선발출장시켰지만 상대의 공세를 막지 못했던 미국은 새롭게 구성한 측면진용 역시 기대에 못미쳐 본선을 앞두고 수비수들의 인선작업에도 고충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주전들을 확정하고 수비조직력을 집중적으로 다져야 할 시점에 브루스 아레나 미국 감독은 핵심 수비수인 아구스를 중앙에 포진시킬 것인지, 아니면 측면에 세울 것인 지를 놓고 딜레마에 빠진 듯한 인상을 주고 있다.
또 플레이메이커 클라우디오 레이나는 그가 없이 치른 지난달 독일전에 비해 미국 미드필드의 짜임새가 달라진 모습에서 보듯 한국의 최대 경계대상임을 확인시켰다.
레이나는 비록 폭우로 인한 최악의 그라운드 조건 속에 좌우 및 중앙으로 배급돼 찬스로 직결되는 정교한 패스를 십분 살리지 못했지만 후반 26분 교체될 때 까지 뛰어난 볼키핑능력과 넓은 시야를 앞세워 공수를 조율하는 역할을 제대로 해냈다.
◇폴란드
폴란드축구가 여전히 수비에 많은 허점을 노출, 한국이 강한 압박과 빠른 패스를 앞세울 경우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것이 증명됐다.
지난달 일본의 강한 압박에 속수무책이었던 폴란드는 18일 열린 루마니아와의 평가전에서는 빠른 공격수들의 돌파에 수비 곳곳이 하염없이 무너지는 모습을 또 다시 보여줬다.
비록 수비의 핵인 바우도흐가 빠져 최상의 조직력을 갖추지는 못했다고 하더라도 쿠워스, 줄라코프, 하이토 등이 보여 준 방어능력은 예지 엥겔 감독이 자랑하는 수준과는 큰 차이가 있음을 드러냈다.
장신 선수들이 주축을 이루는 폴란드는 일단 민첩하지 못한데다 순발력이 떨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종종 순간적인 대처를 하지 못하고 멍하게 구경하는 상황까지 연출됐다.
루마니아에게 선취골을 내 준 상황은 이를 적나라하게 보여줬다.우선 페널티지역 바로 앞에서 쿠워스가 볼을 빼앗겼다는 것은 실점과 직결될 수 있는 치명적인 실수였고 다른 선수들의 커버플레이도 나오지 않았다.
특히 루마니아 가네아의 슛을 골키퍼 두덱이 1차 선방했으나 다시 볼은 가네아의 발로 넘어갔고 수비수들을 여유있게 따돌리며 오른발슛으로 연결했다.
이때 지엘린스키는 가네아의 슛을 막기 위해 슬라이딩했으나 한 발 늦었고 골문앞에 있는 쿠워스와 줄라코프는 구경꾼에 다름아니었다.
두번째 골도 위험한 지역으로 흘러 들어온 볼을 상대 공격수보다 더 빨리 걷어낼 수 있었던 지엘린스키가 머뭇거리는 사이 상황판단력이 뛰어난 무투가 볼을 잡은 뒤 골키퍼까지 제치면서 뽑아냈다.
결국 두 골 모두 상대선수들의 뛰어난 플레이에서 나왔다기보다는 폴란드 수비의 실수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는 게 타당하다.
뿐만 아니라 후반 24분 페널티킥을 내 준 상황도 장신 수비수 사이를 이리저리 헤집고 들어오는 공격수로부터 볼을 뺏기보다는 진로를 차단하겠다는 욕심만 앞서다 보니 나온 반칙에서 비롯됐다.
지난달 일본과의 경기에서 왼쪽을 파고드는 빠른 공격에 허무하게 무너졌던 모습에다 이번에는 중앙마저 유린당하는 결과였다.
폴란드는 애초 수비가 탄탄한 팀으로 정평이 나 있어 한국공격수들이 과연 뚫을 수 있을 지가 의심스러웠으나 일본전, 루마니아전에서 드러난 정도라면 충분히 돌파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이를 위해서는 한국의 공격수들에게 빠른 스피드와 정확한 패스, 수비 한 두명은 가볍게 따돌릴 수 있는 개인기를 갖추는 게 요구된다.
◇포루투갈
루이스 피구(레알 마드리드)의 발을 묶어야 승산이 있다는 명제가 브라질과의 평가전을 통해 다시 한번 입증됐다.
지난달 피구가 빠진 채 치른 핀란드전에서 대패했던 포르투갈은 18일 열린 브라질과의 경기에서 비기기는 했지만 피구가 상대 수비에 묶일 때와 자유롭게 놓여 졌을때 전체 전력에 큰 차이를 드러냈다.
피구와 함께 공격의 핵을 이루는 루이 코스타가 빠진 이번 경기에서 피구는 중앙 미드필더로 최전방 공격수 아래에서 공격을 조율하며 측면의 콘세이상과 프티트, 최전방의 파울레타 등에게 송곳같은 패스를 연결, 공격에 활기를 불어넣었다.또 브라질 수비가 느슨한 틈을 타 간간이 중거리 슛을 날리는 여유도 부렸다.
그러나 전반 초반 피구를 놓아주던 브라질이 수비수와 미드필더들을 총동원, 피구를 집중 마크하자 포르투갈의 공격루트는 왼쪽측면의 콘세이상 쪽으로 몰리기 시작하면서 힘을 잃기 시작, 전체 전력에서 피구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결국 볼만 잡으면 수비와 미드필더를 가리지 않고 거친 태클과 집중마크로 피구의 혼을 빼놓은 브라질의 수비 전략이 본선에서 포르투갈을 상대할 한국에게 적절한 수비 교범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수비에서는 오른쪽 측면과 느슨한 미드필드의 압박력이 약점으로 드러났다.골로 연결되지는 않았지만 전반 초반 브라질에게 허용한 대부분의 슛이 오른쪽 수비가 호나우두에게 무너지면서 허용한 점을 보더라도 측면수비는 포르투갈 전력의 최대 약점으로 다시 한 번 지적됐다.또 미드필드에서 상대 공격에 대한 압박도 느슨했다.
좁은 공간에서의 패스를 앞세운 브라질의 공격에 대해 포르투갈의 미드필더가 압박을 가하지 못하면서 포르투갈 수비는 히바우두의 스루패스를 막지 못했고 수비뒤로 돌아들어가는 호나우두를 잡지 못해 번번이 슛 찬스를 허용했다.
특히 포르투갈이 후반 30분 페널티킥 동점골을 허용한 상황도 미드필드의 압박이 느슨한 틈을 탄 브라질 공격을 막지못해 엉겁결에 백태클을 했기 때문.
결국 한국으로서는 피구에 대한 집중마크와 함께 압박이 적은 수비의 약점을 이용, 상대 진영 깊숙이 찔러주는 공간패스에 의한 공략법을 집중연구한다면 포르투갈전의 해법을 찾을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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