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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최고경선 후유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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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최고위원 경선 후유증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 11일 최고위원 상견례에 불참한 강재섭·박희태·하순봉 의원은 13일에도 당에 나타나지 않았다. 13일 회의는 아예 14일로 연기됐으며 결과적으로 대표 최고위원 호선도 지연되게 됐다.

특히 강 의원측은 드러내 놓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지 않으나 경선결과에 대해 상당히 섭섭해 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한마디로 "어이없는 결과였다"는 것이다.

'대구·경북의 분열'이란 지적에 대해서도 속이 상하고 일부의 지적처럼 "소위 영남후보론의 싹을 잘라내려는 모종의 의중이 반영된 것이 아니냐"는 불만도 실려 있다. 이회창 후보측이 "말도 안되는 얘기"라며 펄쩍 뛰지만 이같은 냉기류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하 의원도 "조직적이고 구체적인 작전세력이 개입했다"고 가세하고 있다.

지역의원들의 반응 역시 냉담한 것은 마찬가지다. 10여개 여론조사 결과 모두 강 의원의 1위 당선을 점쳤지만 막판 뒤집기는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다. 차제에 "강 의원에게 대표에 준하는 역할을 맡겨야 양대선거에서 TK에서 표를 구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강 의원의 선대본부장을 지낸 백승홍 의원은 "후발주자의 부상을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면서 "지방선거와 대선 등 양대선거에서 영남이 승리하기 위해서는 강 의원에게 힘을 실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강 의원을 비롯 경선결과에 의구심을 보이는 당선자들은 이 후보가 적정한 설명과 함께 협력을 요청할 경우 정권교체라는 대의명분에 부합, 당무 정상화에 협조할 의사도 내비치고 있다.

강 의원의 한 측근은 "서운한 것도 있지만 한나라당의 최대 지지기반인 TK가 홀대당한 데 대한 충분한 설명이 있고 향후 배려를 약속할 경우 당연히 복귀할 것"이라고 말했다.

11일과 13일 당에 나타나지 않은 박희태 의원도 "앞으로 당의 정권창출과 지방선거 등 긴요한 당무에 적극적인 자세로 충실히 임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박 의원은 11일 "여론조사때마다 1위를 한 강 의원은 얼마나 기분이 나쁘겠느냐"고 불만을 간접 표현하기도 했다.

일부 최고위원들의 불만표출에도 불구 경선잡음이 확산될 것으로 보는 이는 많지 않다. 강·박·하 의원 모두 노선면에서 '친창(親昌)'쪽에 가깝고 정권교체라는 명분에서도 반발을 노골적으로 드러내지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다만 일부 세력의 개입설에 대한 '사과수준의 해명'은 들어야겠다는 입장이어서 향후 이 후보측 대응이 주목된다.

김태완기자 kimch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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