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도 격파한다

길고도 험한 터널을 지나고 있다. 멈추지 않는 상승세로 세계를 경악케하고 있는 한국 축구가 2002 한일월드컵축구대회에서 포르투갈, 이탈리아에 이어 스페인까지 꺾고 월드컵 정상 정복에 한 발 다가섰다.

4천700만 국민들은 강한 체력과 스피드, 정신력으로 새로운 유형의 축구를 만들어낸 태극 전사들이 서울 상암경기장을 건너 요코하마 경기장으로 갈 것을 굳게 믿고 있다.

22일 열린 8강전에서 연장 접전까지 0대0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하다 승부차기 끝에 스페인을 5대3으로 누른 한국은 앞으로 준결승과 결승, 2경기에서 새로운 신화를 창조할 태세다.

월드컵 첫승, 첫 16강 진출, 첫 8강 진출에 이어 첫 4강의 위업을 달성한 한국의 태극전사들은 25일 오후 8시30분부터 '전차 군단' 독일과 일전을 벌인다. 월드컵 우승 3회에 힘과 조직력을 갖춘 축구 강호 독일은 만만찮은 상대.

하지만 대표팀 선수들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5위의 포르투갈과 6위의 이탈리아, 8위의 스페인을 꺾었다면 11위인 독일도 충분히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에 넘쳐있다.

대회 시작전까지만 해도 '녹슨 전차'로 평가절하됐던 독일은 조별리그 첫 경기부터 만만찮은 화력으로 저력을 보여줬지만 약점은 있다. 8강전에서 독일을 괴롭혔던 미국처럼 빠른 스피드를 앞세워 역습을 편다면 골을 뽑을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다.

대표팀은 24일 오전 휴식을 취한 뒤 오후 늦게부터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그라운드 적응훈련을 했다.

이에 앞서 대표팀은 23일 오후 미사리축구장에서 간간이 내리는 빗속에서 달리기 등으로 가볍게 몸을 풀었다.전날 스페인전에 풀타임 출장한 선수들은 스트레칭과 볼뺏기 등으로 컨디션을 유지하는 선에서 1시간 가량 훈련을 하고 숙소인 라마다 르네상스호텔로 먼저 돌아갔다.

반면 전날 경기 일부만 참여했거나 출전하지 않은 선수들은 다소 굵어진 빗줄기에도 아랑곳 않고 1시간 30분 가량 미니축구 등으로 실전 감각 유지를 위한 맹훈련을 실시했다.

전날 스페인과의 경기에서 왼쪽 발목을 다친 김남일과 안정환, 그리고 골반 부상중인 최용수는 이날 훈련에 참가하지 않았으며 숙소에서 따로 재활훈련을 하며 몸을 추스렸다.

대표팀 관계자는 "안정환의 부상은 그리 심각한 수준은 아니며 김남일 역시 부상후 곧바로 치료해 붓기는 없었으며 자세한 부상정도는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이날 미사리축구장에는 많은 축구팬들이 몰려와 4강 신화를 이뤄낸 선수에게 응원을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