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유가족 슬픔 함께 나눠야…

전쟁의 상흔으로 고통받고 있는 노병이 아직까지 존재하고 있는 이 땅 위에 또 꽃다운 청춘들이 서해의 바다에서 나라를 위해 목숨을 던졌다. 우리는 그들의 의로운 죽음을 오랫동안 기억해야 할 것이다.

2일 밤 TV에는 김대중 대통령이 월드컵의 신화를 창조한 태극전사들에게 체육훈장을 수여하는 모습이 방영됐다. 하지만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마냥 기뻐할 수만 없이 가슴 한 쪽이 아려옴을 느낀다. 어찌 기쁘지 않을 수 있으랴만 자식을 가슴에 묻은 유족의 슬픔이 떠오르는 것은 왜일까.

더구나 그들의 마지막 가는 길에 국민의 대표인 대통령도 총리도 군인의 대표인 국방부장관도 참석하지 않았다고 한다.정치적인 계산이나 정책의 일관성을 이유로 그들만의 슬픔으로 방치하는 것은 죄악이다.

그들은 우리의 아들이고 우리의 가족이기도 하다. 지금이라도 그들의 슬픔을 함께 나누며 위로하는 것만이 도리일 것이다.

국가가 필요로 하는 것은 휘황찬란한 잔디밭에서 골세리머니 하는 축구스타의 승리가 아니다. 국가가 진정 필요로 하는 것은 왼손이 잘려나간 상태에서도 한 손으로 포탄을 장전하며 방아쇠를 당기는 용사이며 침몰하는 함정에서 조국을 지킨다는 보람으로 고통을 잊고 피를 뿌리며 숨져간 우리의 장한 아들들이다.

김익표(대구시 범물동)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