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춘추-정상으로 나아가는 길

정상에 오르는 즐거움은 경험한 사람만이 느낄 수 있다. 승리의 기쁨 또한 승리자에게 가장 크다. 정상과 승리를 향해 나아가는 길은여러 가지가 있지만, 어떤 길을 가야 할까 정하는 것은 바로 도전자의 몫이다.

혼자서 길을 찾아도 좋고, 훌륭한 지도자를 만나 바른 길을 찾아가는 것도 모두 스스로 결정할 일이다. 어떤 일이든지 그 과정은 힘들고 어렵지만 일단 일이 끝나면 의외로 쉬웠던 것처럼 느껴진다.

그리고 되돌아보면 너무나 간단한 것임을 깨달을 때가 많다. 그 비결은 바로 기본을 충실히 따라야 한다는 지극히 평범한 것이다. 우리나라 축구팀은 이제까지 도저히 가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던 월드컵 4강 신화를 이루어냈다.

이 시대의 영웅이라고 부르고 싶은 히딩크 감독을 영입하여 우리의 초기 목표를 초과 달성한 것이다. 우리 팀은 기본기에서는 남미 선수에 뒤지고, 조직력에서는 유럽 축구에 뒤진다.

하체가 긴 유럽 선수에 비해 체격 조건에서도 나을 바 없고, 몸의 유연성은 남미나 아프리카 선수에 뒤처진다. 이러한 악조건을 극복하고 정상으로가기 위해서는 새로운 방법이 필요하다.

히딩크 감독이 가장 중요시 한 것은 선수들의 기본 체력이다. 그래서 기본 체력을 바탕으로 만들어낸것이 '압박 축구'라는 한국형 축구이다. 상대를 이기려면 일대일이 아니라 두 사람 세 사람이 한 사람을 에워싸고 협력해 싸워야 한다. 그리고 이기기 위해서는 더 많이 그리고 부지런히 그것도 효과적으로 뛰어야 한다. 이 때에는 물론 기본적인 체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이제 우리 축구에서의 성공은 축구로만 그치지 않고 모든 부분에서 새로운 모델을 도입하려 하고 있다. 이는 매우 바람직한 현상이다.그렇지만 이제까지 그러한 방법을 몰라서 못한 것이 아니라 알면서도 하지 않은 것이라고 본다.

모든 일에는 원칙이 있는데도 힘들고 어렵다고 생각하여 편하고 쉬운 길을 찾아 비껴가려고만 했던 것이다. 원칙을 소홀히 하고서는 어떠한 목적도 이룰 수 없다. 이제 새롭게 마음을 가다듬어원칙을 지키는 가장 간단한 방법으로 정상을 향해 힘차게 나아가자.

이재열(미생물학.경북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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