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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춘추-자연의 질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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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전선이 물러간 뒤에 며칠 째 무더운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눅눅한 습기와 함께 높은 온도는 우리의 생활을 짜증나게 만들지만 그것이 우리나라의 전형적인 여름 날씨이기에 어쩌지 못한다.

이제 많은 사람들이 더위를 피해 산과 바다 그리고계곡과 숲을 찾아 나서고 있다. 시원한 공기와 맑은 향기를 맡으며 숲속을 거닐면 여기저기 버섯이 고개를 내밀고 피어있는 모습을 살펴볼 수 있다.

온도가 적당하고 습도가 알맞은 요즈음에 여러 종류의 버섯이 제 철을 만난 듯 눈길을 유혹하고 있다. 이렇게 여러 가지 현란한 색깔과 냄새를 갖추고 있는 버섯은 전설이나 동화에 자주 등장하면서 '음지의 여왕'이라고도 불린다.

그러나 알고 보면 버섯은 모두가 자손을 퍼뜨리기 위한 생명체이다. 보통 때에는 흙 속에서 하얗고 기다란 실처럼 흩어져 있다가 자식을만들어야겠다고 느끼면 버섯을 만들고 수많은 포자라는 자식을 바람결에 날려보내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버섯은 식물이라고 잘못 알고있는 경우가 많다. 비록 생김새는 두 가지가 비슷할지라도 광합성을 통해 영양분을스스로 만들지 못하는 버섯은 식물이 아닌 곰팡이인 것이다. 이러한 버섯은 자연에서 우리가 보지 않는 사이에 중요한 물질순환을맡고 있다.

부러지거나 넘어진 나무줄기나 수북이 쌓인 낙엽 사이에 곰팡이가 자리잡고 이들을 분해하여 생물의 생명활동에 필요한 원자재를 공급해주는 것이다.

겉으로 잘 드러나지 않는 자연의 질서 속에서 생명체는 가장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새로운 생명체를 만들기 위해서라면 어떻게든 원자재를 마련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생명활동에 필요한 원자재를 만들어 공급하는 작업을 우리는 부패라고만 생각하고가볍게 보아 넘기는데, 자연의 질서 속에서는 이보다 더 중요한 일도 찾아보기 어려울 것이다.

부패가 있어야 비로소 새로운 생명의탄생을 위한 기초가 마련되는 것을 보더라도, 지금 우리 사회에 널리 퍼져있는 '부패'를 극복하는 것이야말로 새로운 생명으로나아가기 위한 자연의 질서라고 생각한다.

이재열 경북대 교수.미생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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